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방문 노동자도 산재 가능해졌지만…회사 탓 '가입 거부'

<앵커>

가전제품 설치기사와 방문교사 등 5개 특수고용 직종들도 일하다 다치면 산재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최근 열렸습니다. 적용 대상이 그만큼 넓어진 건데, 그래도 산재 보험에 들지 않겠다고 하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SK 매직 정수기 설치기사 서현 씨는 지난해 6월 업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동료보다 많았던 업무량 때문일 수 있어 산업 재해인지 판단 받고 싶었지만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서 씨 직업이 산재보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서정란/서현 씨 누나 : (회사 관계자가) 산재 처리는 안 된다고 신청을 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해봤자 안 된다고. 근로자가 아니라 각자 사업자다. 그런 답변만.]

지난 1일부터 서 씨 같은 가전제품 설치기사, 방문교사 등 5개 특수고용 직종에도 추가로 산재보험이 적용됐습니다.

대상이 27만 명 정도 늘어난 겁니다.

하지만 이른바 '적용 제외'를 통해 산재보험에 들지 않겠다고 신청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기존 9개 특수고용직 49만 명 가운데 산재보험 가입을 거부한 노동자가 무려 84%에 이릅니다.

문제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을 거부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회사 권유나 강요에 따르거나 본인이 잘 모르는 사이 회사가 적용제외를 신청했다는 응답은 40%를 넘었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 회사에서 암묵적으로 혹은 (산재보험) 가입한다고 하면 불이익받을까 봐, 재계약 안 될까 봐….]

나머지는 회사와 반반씩 내야 하는 보험료가 부담되거나 소득 노출을 꺼린 걸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보험 가입 대상 확대뿐 아니라 동시에 가입률을 끌어올려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산재보험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겁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