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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 살인 · 9명 성폭행' 이춘재…"피해자 책임" 전가

범행 동기로 '욕구불만' 분석

<앵커>

지난 1986년부터 91년까지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여성 10명이 잇따라 살해된 사건, 2003년에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만들어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이 이제 완전히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지난해 8월 9번째 살인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가 이미 다른 범행으로 수감 중이던 이춘재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희대의 살인마가 누군지 세상에 드러났고, 그 뒤 1년간 진행된 재수사가 오늘(2일) 끝났습니다. 공소시효가 모두 지나서 이춘재도, 또 불법 수사를 벌인 수사진도 처벌할 수는 없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살인 현장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됐는데도 수사 초반 혐의를 부인한 이춘재. 지난해 9월 수사팀과 4번째 접견에서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살인은 알려진 10건 외에 4건을 더 자백했고, 성폭행은 자백한 34건 중 입증 가능한 9건이 이춘재 범행으로 분류됐습니다.

[배용주/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 범행 수법이 부분적으로, 또는 더욱 진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14건의 살인사건은 이춘재에 의한 연쇄살인 사건으로 확인했습니다.]

경찰이 분석한 범행 동기는 욕구불만.

내성적이었던 이춘재는 기갑부대에 입대한 뒤 앞장서 탱크를 몰면서 처음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경험하며 쾌감을 느꼈고, 전역 뒤 다시 단조로운 삶으로 돌아간 것을 못 견디면서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춘재는 재수사 초기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피해자들이 범죄 대상이 된 것을 피해자 책임이라고 전가하는 등 죄책감이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찰은 재심 중인 8차 사건 피해자 등 무리한 수사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배용주/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 이춘재 범행의 피해자와 유가족, 윤 모 씨 등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경찰은 당시 수사의 문제점을 반성한다는 의미로 전체 수사기록을 자료로 남길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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