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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공개] "죽을래? 이빨 깨물어" 철인3종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 폭행 파문 (거의 무편집)

철인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22살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가해자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최숙현 선수는 전 소속팀 관계자들로부터 몇 해에 걸쳐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해왔다고 주변에 말해왔습니다. 녹취만으로도 당시 고 최숙현 선수가 당했던 폭행이 얼마나 가혹하게 자행됐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장에서 경주시청팀 팀 닥터는 수십 분에 걸쳐 고 최숙현 선수에게 욕설과 함께 폭행했습니다. 녹취에서 팀 닥터는 "너 00의 코치 개 쓰레기 같은 인간들 밑에 있다가 감독님 밑에 와서 제대로 배우고 있으면, 너 이제 제대로 길 들어왔잖아. 이리 와 이빨 깨물어"라며 최숙현 선수를 폭행했습니다.

이어 "너는 차세대의, 야 이 새끼야! 너는 차세대 경주시청의 에이스야 이 새끼야. 믿고 있단 말이야"라며 무차별 폭행을 수십분 간 이어갔습니다.

"니는 일요일까지 먹을 자격 없어 알았어? 그거 내 권한이야 팀 닥터 권한이야"라는 말과 폭행을 끝낸 팀 닥터. 그는 최숙현 선수가 체중 관리기간 음식을 몰래 먹었다는 이유로 동료 앞에서 무자비한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내 철인3종 유망주였던 최 씨, 고3 때인 2016년 경주시청팀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소속팀 관계자들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는 "피가 거꾸로 솟고, 소름이 돋는다"며 "진짜 숙현이가 저런 사이에서 이때까지 운동을 했구나"라며 분노했습니다. 끔찍한 기억은 최 씨 일기장에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올 초 소속팀을 부산체육회로 옮긴 최 씨는 지난 3월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 2명을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혐의를 부인했고, 최 씨 지인들은 최 씨가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최 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가해자들이 꼭 벌을 받게 해달라는 마지막 문자를 어머니에게 남긴 뒤,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 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경주시청팀 다른 선수들도 이번에 용기를 내 가해자들을 고소하고, 최 씨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언을 하기로 했습니다.

(구성 : 조을선 기자, 취재 : 김상민·정반석 기자, 촬영 : 설민환·최대웅 기자, 편집 : 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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