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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대출 6월에만 2조↑…한 달 증가 폭 '역대급'

은행 신용대출 6월에만 2조↑…한 달 증가 폭 '역대급'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6월 들어 특히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금리로 대출 문턱이 낮아진 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부동산 대출 규제 등이 겹친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5천544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8천685억원 늘었습니다.

신용대출은 올해 3월 한 달 간 2조2천408억원 늘며 역대급 증가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4월에는 4천975억원 늘며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가 5월 1조689억원으로 다시 크게 증가하더니, 6월에는 3월의 증가 폭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같은 날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전달보다 223억원, 전세자금대출이 7천37억원 각각 증가하며 증가 폭이 둔화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입니다.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데, 대출자의 상당수는 코로나19 사태로 가계 자금 사정이 악화해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을 끌어다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자, 신용대출로 주택 자금을 해결하려는 '풍선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 하락장에 상승을 기대하고 들어간 '개미' 투자자가 신용대출로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48조730조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저금리도 가세했습니다.

5월 기준 이들 5개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92∼3.35%로, 작년 12월 3.25∼3.79%였던 것에 비하면 0.33∼0.44%포인트 내려왔습니다.

문제는 급증하는 게 신용대출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은행권 가계대출만 한정해서 보면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시차를 두고 돌아가며 대출 규모를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1월에는 연초 상여금 등 계절적인 요인과 '12·16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6천억원대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월부터 다시 크게 늘었습니다.

1월에는 전달 대비 감소했던 신용대출은 2월부터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3∼4월에 각각 4조원대가 늘었습니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자금대출도 2∼4월에 매달 2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기업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까지 고공행진하는 데 대해 금융권에서는 우려가 나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3월부터 한시적으로 적용된 대출 상환 유예 조치 등이 끝나고 나면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섭니다.

은행권에서 내심 '6·17 부동산 대책'을 반기는 시선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강화한 이번 대책이 자연스럽게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절, 은행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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