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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만으로 부족한 '스쿨존 불법주정차'…해결책은?

<앵커>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문제점을 짚어보는 연속보도 전해드립니다. 스쿨존이 있어도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데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대안이 있는지 정혜경, 손형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2017년 6월 29일 8뉴스 : 갑자기 튀어나온 어린이를]

[2020년 1월 7일 8뉴스 : 차량 앞으로 불쑥 뛰어나온 아이]

보행자 사고의 60%는 운전자의 시야가 불법 주정차 차량에 가려서 일어납니다.

어린이들이 갑자기 뛰쳐나오기 쉬운 스쿨존은 더 위험합니다.

그래서 마부작침 팀은 최근 5년간 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 현황을 분석해봤습니다.

서울 금천구의 관내 스쿨존은 45곳, 서초구는 59곳입니다.

하지만, 구청별로 단속과 계도 가운데 어느 쪽에 치중했는지에 따라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200 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단속 건수가 많다고 불법 주정차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최근 5년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가장 많았던 초등학교 주변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입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인데요, 이렇게 주차나 정차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관계 법령상 일반도로의 2배인 8만 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지만 운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스쿨존 주변 주민 : 다 불법이죠. 공간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단 말이에요. 주차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그러면 비용이 들더라도 주차를 하죠.]

불법 주정차가 많은 곳은 어린이 보행자 사고가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진혜/학부모 : 차량이 없는 게 사실 제일 좋긴 한데 가림막을 끝까지 해놓는다든지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게 골목길을 막을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운전자의 주의력을 높이는 처벌 강화와 함께 시야를 제한하는 불법 주정차 등을 막을 수 있는 도로 환경 개선 같은 복합 처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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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가 시작하면서 조금씩 좁아지는 2차선 도로
부산 동구의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구간이 시작되면서 2차선 도로가 조금씩 좁아집니다.

양쪽 차선 끝에 시선 유도봉을 설치해 도로 폭을 좁힌 겁니다.

[박경민/부산 동구청 교통행정과 주무관 : 횡단보도 전후로 10미터 정도만 여유가 있어도 우리가 차 지나가다 보면 충분히 보이거든요. 물리적으로 불법 주정차를 못하는 시설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한 번 해보자 해서…]

시설 설치 후 횡단보도를 통과하는 차량의 속도는 자연스럽게 줄었습니다.

구조적으로 불법 주정차도 불가능해졌습니다.

[문은주/학부모 : 애들이 시야가 너무 좁아지는 바람에 솔직히 위험한 일도 몇 번 봤었어요. 안전 바(시선 유도봉 설치)를 하고 난 이후에는 차도 대는 횟수가 줄어들고…]
기존 4개 차선을 2개로 줄인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앞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앞, 기존 4개 차선을 2개로 줄였습니다.

또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도로를 에스자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무심코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에게 신호 상태를 알려주는 장비가 설치된 스쿨존도 있고,

[위험하오니, 차도로 들어가지 마세요.]

도로를 놀이터 바닥처럼 알록달록하게 꾸며 운전자가 더 주변을 살피도록 유도한 곳도 있습니다.

[지우석/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디자인을 통해서 물리적으로 도로환경을 바꿔 놓으면, 그러한 인간의 오류를 자동으로 적극적으로 줄여줄 수가 있 는 거죠.]

한 통신사는 스쿨존을 다니는 차량 수를 줄이기 위해 내비게이션에 스쿨존 피해가기 기능을 추가했는데 관련 서비스 이용 건수는 39만 건이나 됐습니다.

스쿨존의 설치 목적은 오가는 어린이들의 안전 확보입니다.

왜 스쿨존이 만들어졌는지 어른들의 이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서진호·신동환·김용우, 영상편집 : 박진훈, CG : 홍성용·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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