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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드러난 '아동 학대' 상처들…공통점 찾아보니

<앵커>

탁자 위에 꽃다발과 과자, 음료수가 놓여있고 또 옆에 있는 메모지에는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있다 결국 숨진 9살 어린이를 위해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추모공간을 마련한 건데요, 이렇게 가정에서 상습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마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게 될까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서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TJB 조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아버지에게 상습 폭행을 당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의 꿈속 그림입니다.

칼과 총, 대포가 등장하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전쟁이 한창입니다.
학대피해 아이가 그린 그림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 곳곳에 자아가 투영됐는데 그중 한 명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마디를 남깁니다.

"무시하지 마!"

엄마가 일을 나가 집을 비우면 아버지의 상습 학대를 고스란히 견뎌내야 하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의 그림에는 무서운 좀비들이 등장합니다.
학대피해 아이가 그린 그림
눈물을 흘린 채 도망가며 엄마를 찾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15살 지적장애 남학생은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폭행과 폭언에 결국 엄마가 가출했고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포근한 엄마 품에서 보호받고 싶지만, 목에는 구멍이 뚫려있고 얼굴에는 상처가 가득합니다.

상습 학대를 당한 아동들의 그림에는 폭력성과 동시에 자존감이 떨어져 위축된 모습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송인진/그림마당상담센터 대표 : 화·분노가 내재해 있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하기보다는 자기 부모와 똑같이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어떤 그런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거예요.]
상습학대, 아이 두뇌 발달에도 악영향
학대는 뇌에도 새겨져, 정서적·신체적 발달을 뒤처지게 만듭니다.

특히 만 2세까지 학대는 치명적이고 만 10세가 될 때까지의 괴롭힘은 어른이 된 뒤에도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깁니다.

(영상취재 : 황윤성 T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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