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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월급 모아 집 사기 힘들다…통계로 보니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집값이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잖아요, 지금이 돈 모아서 집 사기가 역대 가장 힘든 때라고요?

<기자>

네, 자산을 물려받는 거 말고 정말 내가 따박따박 버는 돈을 모아서 내 집 마련하려면 어떨까, 실제 지금 한국인들의 소득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보는 통계가 있습니다.

수도권의 KB 국민은행 아파트 PIR이라는 지표입니다. 말 그대로 지금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해당 지역 사람들의 연소득 수준으로 나눠보는 지표인데요, 작년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급상승세가 멈춘 올해 1분기의 자료가 나왔습니다.

서울의 KB 아파트 PIR, 11.7입니다. 이 얘기는 올해 1분기의 서울시민들 중에서 딱 중간 수준으로 버는 가족의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쌓아뒀다가 서울에서 딱 가운데 오는 가격의 집을 사려고 한다고 가정할 때 11년 7개월이 걸린다는 말입니다.

1년 전에는 이게 10.5, 10년 5개월 수준이었고요. 2년 전에는 8년 9개월이면 됐습니다.

KB은행 PIR

한마디로 사람들이 버는 돈 대비 집값이 점점 커져온 것입니다.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로 가장 격차가 큽니다.

이 지수는 실제로 집을 사기 위해서 지금 부동산 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연소득과 그렇게 해서 실제로 산 집값을 바탕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현재 시장 상황에 가깝다고 보는 지표 중의 하나인데요, 서울 지역에서 1분기에 집을 사기 위해서 대출을 낸 가족들의 연소득 중간 수준 6천181만 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6천만 원을 넘기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산 집값의 가운데 수준도 처음으로 7억 원을 넘기면서 소득과 집값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다 보니까 사실 좀 안정세라고 하더라도 월급 모아서 집 사기는 힘들겠구나, 이런 상대적 박탈감 이런 게 있을 수밖에 없겠어요.

<기자>

네, 특히 2018년 겨울 이후로 서울의 경우에는 이 지수가 계속 오르기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고요, 직접 돈 벌어서 집을 산다고 할 때 3년 전보다 3년이 더 걸리는 수준입니다.

최근까지 급등해 온 집값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경기와 인천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중간 연소득 대비 중간 집값을 봤을 때 돈 벌어서 집 마련하기, 경기는 6년 8개월, 인천은 7년 걸립니다.

KB은행 PIR

사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은 지금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작년, 재작년보다는 시민들의 소득 대비 집값 부담이 낮아지는 추세가 보입니다.

소득만 보면 경기도 시민 중에 딱 중간 정도 버는 가족의 소득 서울의 68%, 인천은 60% 수준인데도요, 서울보다 훨씬 소득 대비 집값이 낮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드린 KB 아파트 PIR이랑 계산 기준이 조금 다른 PIR이 또 하나 있는데요, 이거는 그냥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전체 소득 대비 집값을 봅니다.

사실 이것도 하락세입니다. 전국에서 딱 가운데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가족의 5년 2개월간의 수입이 전국에서 딱 가운데 오는 가격의 집값에 맞먹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 지수로 계산할 때의 서울은 서울 사람들의 소득만 보지 않고요, 우리나라에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중위소득으로 계산해서 보거든요, 그러면 14년 2개월은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서울에서 중위 가격의 주택을 사는 것으로 나옵니다. 격차가 더 벌어지죠.

다시 말해서 수도 서울의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것은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과의 격차가 점점 더 과하게 벌어지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만 유독 많이 튀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어떨까요? 이게 서울도 지금 두 달째 하락 추세는 추세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특히 강남을 비롯해서 거품이 많이 꼈다고 했던 지역들은 하락세가 뚜렷하기는 합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서울 집값은 내리는 쪽으로의 압력이 더 크다는 데 별로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걱정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적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사람들의 소득 수준과 집값의 차이는 계속 유지되거나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값이 떨어져도요, 반대로 집값이 너무 빨리 떨어진다고 하는 것도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무쪼록 코로나 위기에서 슬기롭게 벗어나면서 소득 수준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고요, 정부가 최근에 서울 지역 공급책도 내놨습니다.

계획한 대로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면서 집값이 계속해서 완만한 안정세를 보일 수 있게 적절한 규제와 병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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