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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기름값 얼마나 더 떨어질까…다음 달 전망은?

<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 합니다. 권 기자,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국제유가랑 내가 넣는 기름값이랑 왜 이렇게 다르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많은데 우리나라 기름값도 조금씩, 서서히 떨어지고는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4월 넷째 주까지 전국의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어제(26일)와 오늘도 좀 더 내렸습니다.

지난 22일에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가가 1천300원 밑으로 내려왔는데요, 이게 12년 만입니다.

그 뒤로도 계속 가격이 떨어져서요. 오늘은 전국 평균 1천28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달 만에 리터당 123원 떨어진 것으로 집계됩니다.

주유소에 가서 한 40리터어치를 한꺼번에 넣으신다고 하면 한 달 만에 5천 원 정도가 싸진 겁니다. 전국 최저가 주유소는 1천119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아무래도 제일 붐비고, 기름 수요가 많은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거의 늘 전국에서 제일 비싼 편인데요, 서울 평균가는 1천375원입니다.

하지만 서울에도 도심이 아닌 지역 위주로 1천100원대 주유소들이 등장해서요. 최저가는 1천184원까지 서울에서는 나왔습니다.

경유도 계속 싸지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은 리터당 1천91원, 서울 평균은 1천198원까지 떨어졌고요. 전국 최저가는 919원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앵커>

아무리 경유라고 해도 리터당 919원은 상당히 낯선 가격대인데요, 그런데 우리나라 기름값은 사실 무한정 내려갈 수는 없는 구조라면서요?

<기자>

네. 방금 보여드린 가격들 보다 조금 더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의 하락 폭은 이제는 정말로 아주 밭은 걸음이 될 것 같다. 사실상 앞으로 더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일단 기름값은 세금 비중이 크죠. 휘발유 1리터당 무조건 최소 820원의 세금은 붙게 돼 있습니다. 기름에는 교통에너지 환경세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휘발유는 리터당 529원으로 고정입니다. 여기에 이 항목의 26%인 지방주행세, 15%인 교육세가 또 붙습니다. 여기까지가 746원, 정액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소비자가 기름을 넣을 때는 부가가치세 10%도 내잖아요. 지금까지 본 세금 746원에도 이 세금 10%는 또 붙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른 거 아무것도 생각 안 해도 820원은 발생합니다.

정유사는 공짜로 원유를 정제하고, 기름 들여오는 유조선이나 유조차량도 공짜고, 전국의 주유소들은 한 푼도 벌지 않고 계속 운영을 한다고 할 때도 이 가격은 내야 합니다.

여기에 준조세격의 몇 가지 고정비가 더 붙고요. 수입가의 3%를 내는 조세까지 치면 사실상 세금과 준조세가 900원 정도 되는 구조입니다. 거기다가 석유 가격이랑 유통마진, 주유소 마진이 있는 겁니다.

경유도 마찬가지 항목의 세금들이 있습니다. 리터당 582원은 무조건 발생하고요. 여기에 기름 자체의 가격이 또 있고 관세와 준조세 조금 더, 그리고 마진들이 붙게 돼 있는 구조입니다.

<앵커>

정유사나 주유소들 욕할 것은 아니네요, 보니까. (세금이 좀 큽니다.) 그리고 최근에 자주 언급되는 국제유가 그 기름값하고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그 기름값은 또 약간 다른 거라면서요?

<기자>

네. 최근에 마이너스 유가가 화제가 됐었는데요, 친절한 경제에서도 한 번 집중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만, 유가가 마이너스가 됐다고 했을 때의 그 마이너스는 실물 기름값이 아니고요. 원유 선물, 그러니까 5월분의 미국 텍사스산 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정작 5월이 다가오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내던지면서 일어난 일종의 사고 같은 거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기름은 사실 국제 원유가의 지표로 삼는 그 미국산 기름이 아니기도 합니다. 주로 중동 기름, 두바이유가 들어옵니다. 이것의 가격은 마이너스가 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유소에 넣는 기름은 원유가 아니죠. 원유를 운반해다가 정제해서 휘발유라는 상품을, 정제를 마친 것을 쓰는 겁니다.

이것도 국제 가격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휘발유 국제 가격, 여기에 우리의 주유소 기름값이 연동됩니다. 보통 2, 3주 정도 시차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이번 주 휘발유 가격을 보면 3주 뒤의 우리 주유소 기름값이 얼추 가늠되는 겁니다.

이 가격이 지금 4월 이후로 배럴당 10달러대 후반에서 20달러대 초반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특히 낮았던 편입니다. 4월 초보다 지난주에 평균적으로 배럴당 3달러 정도 떨어졌습니다.

리터로 환산하면 3주 뒤의 우리 주유소에서의 기름값이 미국 돈으로 1.8~1.9센트 정도 더 낮아질 수 있는 여지가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왜 생소한 미국 돈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느냐, 기름값에는 환율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국제시장에서 기름값이 내려도 가격 하락의 효과는 미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감안하면서 지금 환율로 환산을 해본다고 하면 다음 달 중순쯤에는 지금보다 리터당 20원 안팎 정도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렇게 추산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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