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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집에 많이 머무는 요즘, 집에 숨은 '행복 찾기'

에밀 라우센 | 한국인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15년째 한국서 살고 있는 덴마크 남자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불안감에 휩싸여 있지만 대한민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대처와 국민들의 전폭적인 협조로 세계의 부러움을 사며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한국에 사는, 한국을 사랑하는 덴마크인으로서 정말 한국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덕분에 한국에서 지내는 외국인들도 안심하고, 정부의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잘 이겨나가고 있다.

때가 때인지라 나 역시 7월까지 예정됐던 모든 강연과 미팅이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가 되어 집에 머무는 날이 많아졌다. 어쩌면 이 힘든 시기가 가족과 나를 진정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이지 않을까. 주말에도 마음 놓고 놀러 나갈 수도 없는 '코로나 시국',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은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만큼 어떻게 하면 행복을 놓치지 않고 잘 지낼지에 대해 나의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려 한다.

우리의 'home sweet home', 그리고 나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어요.

# 나의 공간을 가꾼다는 건, 나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

집에만 있어 답답하고 우울하다면?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이미 내가 가진 것들의 가치를 알고 가꾸는 것이 아닐까. 이 포인트는 나에게도 의미가 큰데, 덴마크와 행복에 대한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늘 이야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나의 집, 내가 살아가는 공간은 '나를 위한 공간'이다. 편안하고 포근하게, 아름답게 정리하고 가꾸는 것은 나를 귀하게 여겨주는 것과 같다. 자, 정리를 같이 시작해보자. 지난 1년간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이라면 무료 나눔 하거나 중고로 팔자. 그리고 그 빈자리는 나와 가족의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굳이 무얼 채우지 않아도 좋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덴마크 사람들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덴마크인에게 집이란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을 넘어 나와 가족의 추억과 행복이 만들어지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크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값비싼 물건들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예쁜 기억을 담은 것들로 차곡차곡 채워 나간다. 겉은 번지르르한데 안은 돼지우리 같은 모습은 집을 소중히 여기는 덴마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덴마크인들에게 겉치레가 없는 '미니멀 라이프'는 일반적인 삶의 태도이다. 고급 승용차와 크고 좋은 집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덴마크인들은 당연히 가족이 함께 살아갈 집을 선택한다. 그래서 큰 저택에 살면서 차는 모닝 같은 경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세금 때문에 차 가격이 한국보다 배 이상은 비싸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드러낼 필요 없는 집 안이나 정원을 더 예쁘게 꾸미고 공을 들인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추억이 쌓일 집이라는 공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공간을 가꾼다는 건, 나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

우리 집에서 '우리만의 공간'이라는 걸 크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진'이다. 사랑하는 아내 유민과 딸 리나, 아내가 찍어준 나의 모습. 그리고 우리 셋의 사진들이 집 안 곳곳에 예쁘게 붙어져 있다. 수백 장의 사진들은 순간순간 우리를 미소 짓게 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다시 기억하며 일상의 '소확행'을 다시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을 잘 찍는 아내를 더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어 시작한 사진 공부가, 이제는 나의 평생 취미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사진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와 단 몇 초라도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볼 때면 선물로 받은 나의 하루, 가족에 대한 감사와 함께 사진 속 행복한 기억이 떠올라 미소를 짓게 된다.

나를 위한, 가족을 위한 행복을 집 안 곳곳에 채워보자.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니까.

# 나를 찾는 행복의 시간들,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다.

바쁜 스케줄 속 나만의 힐링은 독서이다. 좋아하는 책을 골라 집에서 편안하게 앉아 책 속에 빠져드는 시간을 사랑한다. 나를 사로잡던 복잡한 생각은 잠시 넣어두고, 그 순간의 쉼만을 온전히 누려본다. 하루에도 정말 많은 일들이 생기는 나로선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아차!' 어느새 일에 끌려 다니게 된다. 내가 일인지, 일이 나인지 물아일체(?)의 상황이 되어 버리면 어느 순간 월요일 같은 화요일이 되어 버리고, 공장에서 찍어내듯 하루하루가 모두 똑같은 날이 되어 버린다.

여러분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행복을 하루에 하나씩만 찾아보자.

쿠키를 구워도 좋고, 초록 식물에 물을 담뿍 줘도 좋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다. 심지어 청소기를 돌릴 때 '쫘악' 들어가는 먼지를 보며 속이 시원-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니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집 정리와 청소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무엇이든 좋다. 나는 당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순간들을 열심히 찾아보면 좋겠다.

하루에 하나씩, 차근차근하게 행복 찾기.

오늘 아침에도 눈 뜨자마자 인별그램을 보고 있지는 않았는가? (ㅎㅎ) 습관적으로 하는 SNS에 나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는 대신, 큰 행복이든 소소한 행복이든 꾸준히 찾고 지킨다면 어느 순간 집에서 행복을 만끽하는 나를 마주하지 않을까.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여러분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드렸으면 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의미를 찾는 'home sweet home'을 위해.

p.s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인 여러분이 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 이 원고는 인-잇 편집팀의 윤문을 거쳤습니다.

#인-잇 #인잇 #에밀라우센 #덴마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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