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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권고했다 해서…' 미국 전역 타이레놀 사재기

<앵커>

세계보건기구가 요즘 같은 때 열이 난다면 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진통제를 쓰는 것이 낫다고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타이레놀 사재기 현상이 뚜렷한데, 왜 그런지 손석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택가와 사무실이 밀집한 버지니아주의 한 대형 마트, 각종 해열 진통제로 가득 찬 선반 가운데 유독 한쪽이 허전합니다.

타이레놀을 구하러 와봤는데요, 이 한 통 말고는 타이레놀 선반이 거의 다 비어 있습니다.

점심시간이었는데 내일(20일)은 돼야 새 물건이 들어온다고 했습니다.

[(언제 다시 들어오나요?) 내일요. 내일 아침은 돼야 합니다.]

대형 약국도 찾아가 봤는데 이 약은 여기서도 귀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버지니아 주민 : 뉴스에 소염제 성분이 코로나19에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봐요.]

약 성분까지 줄줄 꿰고 있는 미국인들이 세계보건기구의 경고를 듣고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 사재기에 나선 것입니다.

의료비 비싸고 보험 취약한 것으로 악명 높은 미국에선 아프면 손해, 스스로 알아서 자기 몸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나라에서 발표한 코로나 대책도 각자 조심하고 집에서 쉬라는 것입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가정생활을 즐기시라는 겁니다. 집에 계세요.]

코로나 확산 초기 의료 현장의 혼선도 개인의 걱정을 키웠습니다.

의사는 보건소로, 보건소에선 의사에게로 의심 환자를 떠넘긴 것입니다.

[신원석/미국 내과의사 : 보건당국에서 검사를 하는데 환자들에게 정확한 지침이 없었어요. 환자들이 전화를 계속 이쪽에 돌리고 저쪽에 돌리고.]

지금은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도입으로 검사가 한결 쉬워졌지만, 병원 문턱이 높은 미국인들에겐 약 먼저 구해놓아야 마음이 놓이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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