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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트럼프 말도 안 먹힌다…'외풍'에 흔들리는 韓 증시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우리 코스피 지수, 원화 가치 이런 것들이 다 10년 전으로 돌아갔네요.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급증할 때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습니다.

<기자>

네. 우리 코스피 1,600선이 다 무너졌습니다. 달러는 우리 돈으로 1,246원 가까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비싼 돈이 됐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이만큼 낮아진 게 2010년 5월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가 2,267선을 찍은 게 지난 1월 22일인데요, 불과 두 달이 채 안 되는 동안 30%가 빠진 셈입니다.

원 달러 환율이 이렇게 높아진 것, 다시 말해서 달러가 이렇게 비싼 돈이 된 것도 2010년 6월 이후로 처음입니다.

수치로만 보면 금융위기에서 막 빠져나오나, 하던 시기로 돌아갔습니다. 왜 이러느냐, 어제(18일) 상황에 국한해서 이런저런 말씀을 드릴 수도 있겠지만요.

요즘 매일 출렁이는 이 불안한 금융시장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고 하면, 평시라면 국내 금융시장에 국내의 일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한국 상황이 좋다, 그러면 주가가 오르고 문제가 있다, 그러면 내려가고 이런 좀 더 납득할 수 있는 시장이 된다는 거죠.

하지만 요즘처럼 세계적으로 위기에 대한 불안이 팽배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활짝 개방돼 있는 시장이어서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훨씬 더 좌우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는 한 국내에서 금융시장의 키를 잡는 게 어렵다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밤사이 미국 뉴욕 증시도 어제 잠깐 반등했던 부분을 다 반납을 했더라고요. 미국에서는 국민 1인당 1천 달러씩, 우리 돈 120만 원씩 나눠주겠다, 이런 각종 경기 부양책들을 내놨는 데도 이렇게 계속 시장이 불안한 이유가 또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지금 미국에서는 시장에 연일 굉장히 큰 선물을 약속하고 있는데, 매일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새벽에는 미국의 몇몇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서 자칫하면 부도나겠는데, 이런 걱정이 나오면서 미국 증시가 또 폭락했습니다.

오늘 새벽에 2주 사이에 네 번째 서킷브레이커 또 발동되면서 뉴욕 증시 2만 선 밑으로 떨어지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로 돌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말만 하면 쭉쭉 오르던 작년 같은 시장이 아니라 무슨 얘기를 해도 먹히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럴 때 세상은 현금을, 달러를 쥐려고 합니다. 그래서 금값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이 불안할 땐 안전자산,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금, 이 공식마저도 통하지 않는 수준의 불안감인 거죠.

그동안 올라서 수익이 좀 났던 금부터 팔고 뭐라도 팔아서 달러를 확보하겠다, 그만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컸고 위기의식이 팽배하다는 걸 방증합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지난 2년 동안의 최고점을 찍은 지난 1월 하순 이후로 외국인이 14조 원 가까이 빠져나갔는데요, 그만큼 국내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이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받아주는 세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 손익 규모를 관리할 수 있는 한 외국계 자본은 한국 같은 아직은 신흥시장의 주식은 계속 던지는 패턴이 위기장에서는 곧 잘 나타납니다. 이번에도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앵커>

그럼 이런 시장에서 우리 금융 주체들, 말씀하신 개미 투자자들은 어떻게 행동을 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기자>

교과서적인 대답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요. 먼저 개인의 경우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다,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빌린 돈으로 주식하는 모험 같은 걸 해도 괜찮은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른바 바닥을 예측하지 말라는 얘기 많이 하잖아요. 코스피가 1,600 되면, 1,500 되면, 1,400되면 바닥이라더라, 그런 누군가의 지수 숫자에 대한 예언보다는 확실한 뉴스에 움직이는 게 낫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코로나19의 끝이 보인다거나, 미국의 실물이 안정을 보인다거나 이런 구체적인 긍정 신호가 아닌 한 쓸모 있는 정보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정부의 경우는 달러 관리에 만전을 기울일 때입니다. 정부가 어제 시중에 달러가 좀 더 돌게 하기 위한 조치를 하나 내놓기는 했고요. 우리의 외환보유고가 지금 역대 최고로 든든한 수준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수출이 부진해서 달러를 제대로 벌어들이지 못하는 상황에 요즘처럼 외국 자본 이탈이 계속 이어지면 달러 가뭄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부도 그런 분위기가 걱정돼서 조치를 내놓은 거고요. 특히 우리는 경기부양책도 달러 공급이 원활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맘 놓고 펼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정부가 돈을 많이 쓰네, 그러면 시장에 원화가 흔해져서 원 가치는 떨어지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 빨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미국처럼 자금 이탈 걱정 없이 나라가 돈을 막 풀어도 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몇 년 전부터 중단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다시 말해서 급할 때는 미국 등으로부터 달러를 공수해 올 수 있는 안전장치, 이른바 외환 강둑 같은 걸 다시 쌓는 조치까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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