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가는 곳마다 '마스크 허탕', 유통 방식 바꾼다면?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마스크 대란 말이에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공적 판매가 시작된 지 벌써 일주일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공적판매 시작 이제 7일째입니다. 모두 588만 장이 어제(2일) 판매처들에서 유통됐습니다. 들여다보면 일단 이 중에서 70만 장 정도는 대구 경북 지역으로 특별 공급됐고요.

나머지의 절반 수준인 237만 장이 대구 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약국으로 보내졌습니다. 115만 장은 역시 대구 경북을 포함한 전국의 병원과 의원 같은 의료기관에 보내졌고요.

하나로마트에 70만 장, 우체국에 65만 장, 공영홈쇼핑과 중소기업유통센터에 합쳐서 32만 장이 보내졌습니다.

<앵커>

꽤 많은 양이긴 해도 모든 국민이 다 같이 쓰기에는 충분하지도 않고 또 불안하다 보니까 계속 더 사둬야 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일단 가장 많은 마스크가 유통된 약국을 보면, 작년 기준으로 전국의 약국이 모두 2만 3천140곳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어제 약국에 풀린 237만 장을 이 숫자로만 나눠봐도, 1곳당 100장 꼴이 됩니다.

판매 제한이 한 사람당 5개니까요. 약국 한 곳에 20명만 왔다가도 어제 들어온 마스크는 다 팔려나가고 없을 가능성이 높은 수량입니다.

그리고 전국의 약국에 딱딱 100장씩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도 아니죠. 어디에 몇 개가 가 있는지를 정작 마스크를 애타게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모릅니다.

그러니까 이 약국 저 약국에 가봐도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마스크가 들어왔다는 판매처마다 줄이 생기고, 앞의 몇 명은 구했는데 뒤에 섰던 사람은 허탕 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겁니다.

특히 어제는 그나마 588만 장이 풀리면서 조금 나았지만요. 그제 일요일이었던 3월 1일은 공적 마스크 유통량이 어제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203만 장에 그쳤습니다.

약국, 우체국 공적판매처들이 쉰 곳도 많았습니다. 일요일이니까 쉬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이런 상황에서는 주말 유통량과 공적 공급처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대안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래서 우체국은 어제부터 앞으로 전날 저녁 6시에 어디를 가면 다음날 몇 개가 비치돼 있을 건지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자막으로도 주소 나가고 있는 웹사이트에 가시면 대구 청도 지역과 전국의 읍·면 소재 우체국 1천406곳에 오늘 풀리는 마스크의 수량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살 수 있는데요, 오후에 문 여는 우체국은 오후 2시, 제주 우체국은 오후 5시부터 팝니다. 섬 지역은 수급 상황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지금의 공적 판매, 유통 방식을 바꿔보자. 이런 제안들이 나오고 있어요?

<기자>

네.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일단 공적 판매되는 마스크의 유통량 자체를 좀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요.

사실 일부 지자체들은 전부터 개별적으로 마스크를 구해서 주민센터 통해서 배포해 오기도 했습니다.

지자체마다 인력을 비롯한 업무 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점검해 봐야겠지만요.

자꾸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건강하고, 정보에 빠르거나 시간이 있는 젊은 사람은 여기서도 5장을 사고, 저기 가서도 또 한 세트를 구하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반면에, 기민하게 움직이기 힘든 처지에 있으면 소외되기 쉽다는 불안이 그만큼 지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산 기장군이 택한 방법이 화제인데요, 기장군은 마스크 100만 장을 사들여서 아예 통반장이 관할 집집마다 방문해서 나눠줬습니다. 아파트의 경우는 경비실에 갖다 놓고 각 호마자 가져가게 했습니다.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고 나라가 권유하는 상황에 줄 서서, 붙어 서서 마스크를 사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도 나오지 않으면서 소수에게 마스크가 집중되는 상황을 피한 방법이긴 합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어제 올라온 청원 하나에 벌써 6만 명 넘게 참여했습니다. DUR 즉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활용하자고 약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의 제안했습니다.

DUR은 약물 오남용이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약사가 손님이 다른 약국에서 처방받은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이걸 마스크에 접목해서 한 명이 공적판매 마스크에 접근할 수 있는 수량을 관리하자는 거죠. 사실 당장은 좀 힘든 방법입니다.

DUR은 보험심사평가원이 관장하는 처방전 시스템이거든요. 의약외품인 마스크는 포함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특수상황에서 마스크는 건강보험처럼 국민이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물건이죠.

어떤 방식으로든 마스크가 공평하게 배분될 수 있는 유통법을 고민해서 실현해야 할 시기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