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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는 좌성향 B등급"…다시 소환된 블랙리스트 기억

<앵커>

아카데미 4관왕의 영화 기생충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지난 정부 시절의 좋지 않은 기억을 다시 소환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그 리스트에 '좌성향 B등급'으로 올라 있었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아카데미상 쾌거로 세계 영화 역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은 과거 정부의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두 번이나 올랐습니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땐 국가정보원이 꼽은 좌성향 예술인 82명 가운데 '강성 성향'으로 분류됐고, 박근혜 정부 때는 좌성향 문화예술인 249명 중 B등급에 포함됐습니다.

당시 영화계 A등급은 배우 문성근 씨 등 2명뿐이었습니다.

미군 부대에서 흘려보낸 독극물 때문에 영화 괴물의 괴수가 탄생했다는 설정은 반미 정서를 부각한다, 설국열차는 시장 경제를 부정하고 사회 저항을 부추겼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지난해 5월) : (저는) 국가적 지원으로 활동한 케이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영향이 없었는데 창작자분들이 실질적인 피해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배우 송강호 씨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변호인의 주연을 맡았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정권 눈 밖에 났다는 추측이 무성했던 투자배급사 CJ ENM,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당시 청와대가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손경식/CJ그룹 회장 (2016년 12월) : 저희 그룹에 있는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 대통령 말씀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카데미상의 영예와 함께 소환된 블랙리스트 사건은, 예술은 곧 표현의 자유에서 잉태된다는 교훈을 되새기는 기회가 됐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지난해 5월) : 이제 과거죠. 두 번 다시 우리 역사에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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