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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순위로 당겨줘"…라임자산운용 부실 알았나?

<앵커>

1조 6천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한 라임자산운용 사태 속보입니다. 문제의 펀드는 대신증권의 특정 지점에서 총 1조 원가량 판매가 이뤄졌는데, SBS가 현재 도주 상태인 라임 부사장, 그리고 해당 증권사 지점장이 만나 대책 회의를 한 녹취록을 확보했습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 많습니다.

먼저, 전형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라임자산운용 측이 환매 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인 지난해 10월 13일, 대신증권 반포지점 관계자들이 라임자산운용 원 모 사장, 이 모 부사장과 만나 나눈 대화입니다.

이미 환매 중단이 발표된 상황이었는데, 증권사 지점 측은 자신 고객들 돈을 먼저 빼달라고 요청합니다.

[대신증권 반포지점 관계자 (지난해 10월13일 녹음) : 첫 번째는 순위를 1순위로 당겨주셔야 되는 거고요.]

라임 측이 난색을 표하자 개인적인 차용증이라도 쓰라고 요구합니다.

[대신증권 반포지점장 (지난해 10월13일 녹음) : 대출을 받든 뭘 하든 간에. 펀드에 돈이 나와서 하는 게 아니라. 각각 다 개별적으로 계약서 써 그러면.]

해당 지점에서만 개인투자자 2천억 원 등 약 1조 원이 라임 펀드에 투자됐습니다.

환매 중단이 공식화되기 전, 펀드의 부실 상황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말도 나옵니다.

[대신증권 반포지점장 (지난해 10월13일 녹음) : 8월 20일 경에 그때 만약 내 고객이 환매 나왔으면 이 사태가 더 일찍 왔겠지, 그치? 어찌 됐든 나는 너희한테 계속 기회를 줬잖아. 너희는 막말로 정말 무조건 막아달라고 해놓고.]

[김정철 변호사/라임 피해자 측 : (증권사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빨리 환매를 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되는데. 녹취록에 따르면 라임 쪽하고 협의를 해가면서 계속 환매를 미루도록 투자자들을 설득한단 말이죠.]

실제 라임 펀드 부실 의혹이 시장에 퍼진 지난해 8월, 대신증권 반포지점은 고객 상대 설명회를 열고 안심시켰습니다.

펀드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증권사가 환매를 지연한 의혹이 있는 건데, 고객들을 기만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송성현 변호사/라임 피해자 측 : 형사적으로 사기가 될 수도 있고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해당 지점 측은 라임 측의 해명을 믿었기 때문에 펀드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몰랐고, 고의로 환매를 지연시킬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당시 대신증권 반포지점장 : 제 고객이 환매를 하게 되면 그냥 '펀드런'이에요. 그날 환매 중단이 돼 버려요. 이건 제 고객도 안 좋고 라임에도 안 좋고, 다른 투자자도 다 안 좋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라임 펀드 피해자들은 다음 주 대신증권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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