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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 다녀왔는데"…혐오 시선에 숨죽인 중국 동포들

"왜 우리가 냉대를 받아야 하나" "무시당하는 것 같아"

<앵커>

이렇게 신종 코로나로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보니 국내에 사는 중국 동포들은 요즘 의심스러운 눈길을 많이 받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하는데요.

손형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서울 속의 중국으로 불리는 곳, 중국 동포 3만 5천여 명이 사는 영등포구 대림동입니다.

저는 지금 대림동 중앙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외부 방문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모습입니다.

평소 점심시간 손님으로 꽉 찼던 식당, 오늘(29일)은 텅 비었습니다.

[김성학/중국 동포 : 대림동이 발병 근거지고, 대림동 가면 안 된다. 대림동 가지 마라. 이런 것이 타당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성학/중국 동포 : (예약 연기(취소)의 사유라는 게 (신종 코로나 때문에) 식당 오기 그렇다. 이런 취지인 거죠?) 네. 식당 오기 그렇고. 모임 하기 그렇고.]

온라인에도 중국 동포들 식당 가기 꺼려진다, 중국 동포 가사 도우미를 한동안 오지 말라고 했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적이 없는 중국 동포들은 이런 시선이 답답합니다.

[남건우/중국 동포 : 솔직히 우리 교포들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 교포들은 한국에 있잖아요. 중국에 거의 안 들어간 상태이다 보니까.]

[박상오/중국 동포 : (우한 사람들과) 접촉한 그런 것도 아니고. 왜 우리가 여기서 냉대를 받고 그럴 수가 있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경기도 안산의 다문화 거리.

중국어로 신종 코로나 예방 수칙을 적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한 중국 동포는 가뜩이나 모자란 일자리가 중국 혐오 때문에 더 줄어들까 걱정했습니다.

[중국 동포 : 우리 아들의 친구도 (일하려고) 왔는데, 회사에서 전화 와서 일하러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김채화/중국 동포 : 같은 비행기를 타도 중국 사람이라면 옆에서 보는 게 눈길이 달라요. 제가 접촉된 사람도 없고 한데, 그런 눈길로 그런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거 자체가 솔직하게 무시 받는 거 같고.]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대부분 중국 동포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정영삼·김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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