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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기부 내역에 식어가는 연말 온정

※ SBS 기자들이 뉴스에서 다 못한 이야기를 시청자들께 직접 풀어 드리는 '더 저널리스트(THE JOURNALIST)'! 이번에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기부 현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슈취재팀 이경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어느 때보다 온정이 필요한 연말이지만 기부자들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통계청에서 2년 주기로 진행하는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에 34.8%였던 현금 기부자 비율이 2017년에는 24.3%까지 떨어졌습니다.

배경에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과 '새희망씨앗'으로 대표되는 유용사례가 있었습니다. 무려 63.1%의 응답자가 내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 때문에 기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겁니다.

현재 기부금품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부 모집을 중단하거나 끝냈을 경우 홈페이지에 2주 정도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무조항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대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기부자들이 요청하면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을 만들겠다며 내년 초 입법 예고를 했습니다. 기부 단체들과의 이견 조율 과정에서 여러 해를 넘긴 관련 법 개정이 이번에는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이경원 기자 / 이슈취재팀
더저널리스트 이경원 섬네일
2017년도에 큰 사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희귀병을 이유로 성금을 모집했다가 유용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희망씨앗'이라는 기부단체에서도 128억이라는 기부금을 모집해 불우이웃에게는 2억만 전달하고 나머지는 다 유용해버렸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는 기부를 안 하게 됩니다. 내 돈 내고 남 좋은 일 시키는 것 같다, 제대로 돈이 쓰이지 않을 것 같다는 불신이 계속 커지기 때문에 당연히 기부를 안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금 기부 온정이 매우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고 세상이 많이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부단체가 사용한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게 된다면 나부터, 또 내 이웃부터 기부를 조금씩 해나가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그간 식었던 온정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한번 해보게 됩니다.

(취재: 이경원 / 기획: 이강 / 구성: 조도혜, 김휘란 / 촬영·편집: 이홍명, 박승연, 이은경 / 그래픽: 오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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