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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러 갔더니 매 맞는 구급대원…"일할 맛 안 납니다"

<앵커>

119 구급대원이 술 취한 환자를 도우려다 폭행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지난해에는 취객에게 맞은 구급대원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있었는데 요즘처럼 술자리 많은 연말연시에는 현장 출동이 두려울 정도입니다.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급차 안에서 피 흘리는 20대 남성을 구급대원이 응급처치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친 남성이 지혈하는 구급대원 손을 쳐 내더니 목덜미를 붙잡아 밀칩니다.

사흘 뒤 같은 구급차 안.

이번에도 술 취한 또 다른 남성이 구급대원 뺨을 때리고 다른 대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다 경찰에 제압돼 구급차 밖으로 끌려나갑니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의 폭언, 폭행 장면은 여기 있는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A 씨/폭행 피해 구급대원 : 욕먹는 거야 다반사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밀친다든가 손을 꺾는다든가…. 도와주는 게 주 업무인데 그거 자체를 거부당한 거잖아요. 무시 받는 거고. 정말 일할 맛 안 난다….]
구급대원 폭행 피해 사례
폭행당하는 구급대원들의 모습
지난해 4월 고 강연희 소방경이 취객에게 폭행당해 순직한 뒤 당국은 엄정 대응을 약속했지만, 구급대원들의 수난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반 동안 환자에게 폭행당한 구급대원이 1천 명이 넘는데 폭행을 한 열 명 중 아홉은 술 취한 환자들이었습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형량이 높아졌지만, 구속은 불과 5.1%, 대부분 벌금이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법적 처벌이 강화됐지만) 사실 이전이랑 별 차이 없거든요. 일반적인 폭행보다 훨씬 가볍게 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피해 대원도)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구급대원 폭행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도 필요하지만, 사회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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