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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수출 강국 코리아', 중국 기침에 휘청인다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하겠습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는 사실 수출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올해 전 세계 수출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오랜만에 3%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고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 IMF가 제공하는 올해 전 세계의 수출 규모, 그리고 그 안에서 한국의 비중이 8월달까지 집계돼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가 이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 들어서 계속 2%대 후반에 머물러 온 것으로 나타납니다. 1월과 4월을 제외하고 계속 2.8, 또는 2.9% 수준이죠.

그렇게 해서 8월까지 세계 무역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전히 세계 7대 수출국이긴 합니다. 우리가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무역강국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2008년에서 2009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를보다 금융위기를 잘 넘기면서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그때 2.6에서 3%로 1년 만에 크게 늘렸습니다.

그 후로 11년째 3에서 3.2%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 밑으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11년 만에 다시 세계에서 우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 후반대로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거죠.

아직 올해 통계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상황이 9월 이후에도 계속해서 10% 초중반대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다른 주요 무역국들보다 훨씬 감소세가 두드러진 편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전 세계 경기가 부진하지만 우리가 좀 더 타격을 받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전 세계가 부진했던 건 다 아는 사실이고요. 특히 우리나라 수출이 이렇게 더 부진했던 이유로는 뭘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무래도 중국이 부진했던 영향이 크고요. 반도체 같은 특정 몇 가지 품목에 우리 수출 규모가 왔다 갔다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는 전체 수출의 4분의 1 정도를 중국에 의존합니다. 작년에 중국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해 간 규모가 2천억 달러 어치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일단 중국의 수입 규모가 좀처럼 늘지 않는 것도 있는데요, 그보다 우리 입장에서 더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의 교역 관계가 좀 경색되는 모습을 보였던 2016년 하반기 이후에도 우리가 중국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9.9%, 2018년 9.7% 이 정도는 계속 유지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중국의 1대 수입국, 그러니까 중국이 가장 많이 수입을 해가는 나라로 2013년에 처음 일본을 제치고 올라선 다음에는요. 특히 교역이 좀 활발했던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이 정도가 우리가 중국의 수입에서 유지해온 비중입니다.
중국의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 캡처
그런데 올해 8월까지를 보면 이게 8.5%로 뚝 떨어졌습니다. 2, 3위인 일본, 타이완과 별 차이가 나지 않게 됐습니다.

중국이 무역갈등 중인 미국과의 교역에서 좀 정체를 보이면서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 수입이 활발하지 못하고요. 특히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이 유독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난 겁니다.

<앵커>

내년에는 좀 어떨까요? 올해처럼 힘들까요, 아닐까요?

<기자>

1주일 뒤죠. 12월 15일이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규모의 관세를 또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박아놓은 데드라인입니다.

그러니까 15일이 되기 전에 지금 협상을 하고 있는 미중이 어느 정도 갈등을 확산시키지 않기로, 관세를 추가 부과하지 않기로 추가 합의를 이루면 미중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중기적으로는 좀 가라앉는 국면이 될 겁니다.

이렇게 되면 미중 갈등이 확산일로였던 올해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 경기도 내년에 올해보다는 좀 좋아질 수 있을 거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올해처럼 매달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는 상황이 되풀이되진 않을 거다. 확 좋아지긴 어렵지만 경기 부진이 좀 이어지는 상황 안에서는 그래도 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거라는 시각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올해가 어려웠고요. 내년에도 반전 폭이 클 만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경영자총협회의 설문조사에서 국내 기업들의 47% 정도가 내년엔 더 긴축경영을 해야 할 것 같다. 34%는 현상 유지하겠다.

한마디로 대부분이 투자나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수출의 수준이 고용, 투자, 주가 모든 경제활력의 핵심이 되는 나라입니다. 내년에 올해보다는 좀 나을 걸로 기대하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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