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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가구, 암 환자 37명…10년째 이유 못 찾고 대책 '깜깜'

<앵커>

충남 보령에 가면 가구 숫자보다 암 환자 숫자가 더 많은 마을이 있습니다. 저희가 10년 전에 이 마을의 실태와 문제점을 보도했는데, '암 마을'이 된 이유를 아직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민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천해수욕장 바로 옆 갓배마을입니다.

33가구 남짓이 사는 작은 마을에 암으로 숨지거나 투병 중인 주민이 37명에 달합니다.

보령시가 지난해 실시한 건강영향조사 결과, 이 마을 주민 암 사망률은 국내 평균보다 53% 높았습니다.

이 마을의 '암 공포'는 10년 전 SBS 보도로 공론화됐고, 이후 정부기관 등의 조사를 통해 마을 주변 어패류에 카드뮴이나 비소와 같은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마을 옆 공군 사격장이었습니다.

[안남식/충남 보령 갓배마을 주민 : 주꾸미 나오면 쭉 훑어서 그냥 먹고 막 했는데 꼭 뭘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가보면 빨갛게 녹슨 실탄 조각을 꼭 안고 있더라고. 그 주꾸미 나오면 먹은 사람이 제일 먼저 죽었어.]

마을 지하수에서 각종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임상혁/녹색병원장 (10년 전 연구 참여) : '트리클로로에틸렌'이라든지 '벤젠' 이런 물질들이 나왔는데요, (군에서) 장비들을 세척할 때 주로 사용되는 물질이어서 '아 이건 군 부대에서 오염된 것이 맞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발암물질과 사격장과의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어떤 포탄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알아야 발암물질과의 관계를 밝힐 수 있지만 군사기밀 등의 문제로 확인하지 못한 것입니다.

보령시와 군 당국은 주민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보상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언제 결론이 날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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