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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팔려고 '불법 설치'…음식물 쓰레기는 하수도 직행

<앵커>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일 참 귀찮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예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주는 기계를 싱크대 아래에 설치하는 집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그런 분쇄기 제품 대부분이 음식 찌꺼기를 제대로 거르지 않고 그대로 하수도로 내려보내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슈리포트 깊이 있게 본다, 먼저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음식물 분쇄기가 설치된 가정집 싱크대입니다.

음식물을 싱크대 구멍으로 흘려보내면 분쇄기가 작동해 조그만 알갱이로 갈립니다.

이 알갱이들은 싱크대 아래 설치된 2차 처리 장치에 모이고 이 찌꺼기들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가정집은 찌꺼기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분쇄기로 갈린 찌꺼기를 담아내는 2차 처리 장치가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분쇄기가 설치돼 있더라도 2차 처리기가 없는 가정집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덜 걸러진 채 공공 하수관으로 모두 흘러가게 됩니다.

일부 판매업체들이 2차 처리 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겁니다.

[前 판매업자 : 2개월 동안 판매한 개수는 대략 80~90개 정도 되고요. 제가 설치한 모든 게 2차 처리기 없이 설치를 했습니다.]

더 많이 팔기 위한 전략입니다.

[前 판매업자 : 분쇄된 오물 쓰레기를 다시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리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런 걸 설명한다고 하면 사실 구매자는 없죠.]

이렇게 되면 분쇄된 음식물 쓰레기는 그대로 하수도로 내려가게 됩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현행법은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2차 처리 장치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80% 이상 회수하는 제품만 인증하고 있습니다.

20% 이하의 쓰레기만 하수도로 내려가야 하는 겁니다.

[前 판매업자 : 2차 처리기를 달아서 인증된 제품이지만, 회사 서비스 센터에서도 그냥 본체만 다는 형식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수관 막힘 등을 우려해 우리나라는 음식물 분쇄기를 금지해 오다 2012년에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제한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업체 40여 곳에서 93종 모델을 생산 중인데 7만 대 넘게 팔렸습니다.

제조업체 측은 분쇄된 음식물이 2차 처리 장치 없이 하수처리장으로 가도 수질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신소영)

▶ 불법 분쇄기 후 수질오염↑…환경부는 업무 넘기고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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