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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골프 황제'도 장담 못 하는 '올림픽 티켓'

[취재파일] '골프 황제'도 장담 못 하는 '올림픽 티켓'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주 월요일(10월 28일) 일본에서 끝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PGA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인 '82승'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우즈는 우승을 차지한 뒤 내년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돌아오기 전 다시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바로 내년 7월 말 도쿄에서 개막하는 2020년 하계올림픽 출전입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사진=연합뉴스)
"꼭 미국 대표팀에 선발돼 조국을 대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했던 동료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얘기했습니다."

우즈는 올해 이미 여러 차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올림픽에서 조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영광"이라고 줄곧 강조했는데, 그러면서 늘 빼놓지 않았던 말이 있습니다. "내년이면 전 44살이 되고,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1975년 12월 30일생인 우즈는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는 46살이지만, 생일인 연말까지는 만 나이로 44살이 됩니다. 도쿄 올림픽 때는 44세 8개월 정도가 될 겁니다.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리우 대회 때 우즈는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우즈가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황제' 우즈도 현재로는 올림픽 티켓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골프 종목은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출전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단체전 없이 개인전으로 남녀 60명씩 출전하는 올림픽 골프의 경우 국가당 최대 2명까지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4명 이상 보유한 나라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4명 출전이 확실시됩니다. 올림픽 출전 선수를 결정하는 시점은 내년 6월 말이지만, 일단 이번 주 세계 랭킹(11월 3일 자)으로 한 번 따져 보겠습니다. 세계 랭킹 15위 안에 미국 선수가 무려 10명이나 되기 때문에 미국 선수 가운데 상위 4명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데, 7위인 우즈는 브룩스 켑카(1위), 더스틴 존슨(3위), 저스틴 토머스(4위), 패트릭 캔틀레이(6위)에 이어 미국 선수 가운데 다섯 번째로 랭킹이 높습니다. 만약 이번 주 순위가 올림픽 출전자를 가리는 내년 6월 말 랭킹이라면 우즈는 앞 순위에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선수가 없는 한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겁니다.

< 11월 3일 자 남자 골프 세계 랭킹 >
1. 브룩스 켑카 (미국)
2. 로리 매킬로이 (북아일랜드)
3. 더스틴 존슨 (미국)
4. 저스틴 토머스 (미국)
5. 존 람 (스페인)
6. 패트릭 캔틀레이 (미국)
7. 타이거 우즈 (미국)
8. 저스틴 로즈 (잉글랜드)
9. 잰더 쇼플리 (미국)
10. 브라이슨 디섐보 (미국)

물론 앞서 설명드린 대로 남자의 경우 올림픽 출전자를 결정하는 랭킹 기준일은 내년 6월 22일입니다. 메이저대회 US오픈이 끝난 직후의 세계 랭킹입니다. 앞으로도 8개월 가까운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난주 6위였던 우즈와 7위였던 캔틀레이의 순위가 이번 주에 서로 바뀐 것처럼, 8개월 뒤에 누가 미국 선수 '톱 4'에 들지는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 가운데 압도적인 랭킹 포인트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브룩스 켑카만큼은 부상 같은 변수만 없는 한 올림픽행이 확실시됩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사진=연합뉴스)
우즈는 지난 4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우승으로 12위였던 세계랭킹을 단숨에 6위로 끌어올렸고, 이번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에는 랭킹이 10위에서 6위로 4계단 상승했습니다. 우즈가 내년 상반기에 우승을 추가한다면 PGA 투어 통산 최다승 신기록(83승)을 작성하는 동시에 올림픽 출전 목표에 바짝 다가설 수 있습니다.

3년 전 리우올림픽 때는 지카바이러스와 불안한 치안 문제로 제이슨 데이,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애덤 스콧 등 남자 톱 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는데, 이번에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일찌감치 출전 의사를 밝히는 등 리우 때보다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훨씬 더 화려해질 전망입니다. 만약 우즈가 미국 대표로 뽑혀 출전하게 된다면 골프는 도쿄올림픽 최고 흥행카드 가운데 하나가 될 게 분명합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사진=연합뉴스)
리우올림픽 때 미국 대표로는 버바 왓슨과 리키 파울러, 패트릭 리드, 맷 쿠처가 참가했습니다.(당시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과 3위 조던 스피스가 불참) 이번에는 4명이 모두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제가 예상하는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는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 그리고 타이거 우즈입니다.)
임성재, 안병훈 선수
리우 때 우리나라 대표로는 안병훈, 왕정훈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이번에도 2명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때 현재까지는 세계 랭킹 34위인 임성재 선수와 41위 안병훈 선수가 올림픽 티켓 경쟁에서 앞서 있습니다. 안병훈은 올림픽 2회 연속 출전도 노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강성훈(74위), 김시우(79위) 선수도 남은 8개월 동안 좋은 성적을 낸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PGA 투어는 아직 올해도 몇 개 대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레이스는 내년 1월부터 펼쳐집니다.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월 마스터스, 5월 PGA 챔피언십, 6월 US오픈까지 굵직굵직한 대회들을 거치면서 도쿄올림픽을 향한 티켓 경쟁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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