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키움 2군 선수는 '열악 처우'…대표·변호사는 '최고 대우'

<앵커>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프로야구 정규 시즌 3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죠. 그런데 1군이 아닌 히어로즈의 2군 선수들은 프로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 반면, 구단의 고위 관계자들은 업계 최고 수준을 뛰어넘는 보수를 받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히어로즈 2군 전용구장에서 3㎞ 정도 떨어져 있는 한 식당.

김밥과 라면, 떡볶이 등 간단한 식사류를 파는 이 분식집이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의 전용 식당입니다.

매일 20명이 넘는 선수들이 분식집에서 아침, 저녁 하루 두 끼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히어로즈 2군 전용' 분식집 : (선수들은 어떤 거 많이 먹어요?) 백반. 여기 따로 메뉴는 없고, (구단에서) 해달라고 해 가지고. 운동하시는 분들이라 조금 많이 드세요. 여기 있는 걸로 먹으면 양이 조금 적죠.]

히어로즈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에선 자체적으로 마련한 식당에 영양사를 두고 선수들의 식사를 챙기고 있습니다.

장비 지원도 열악합니다.

다른 구단에선 경기 중 배트가 부러지면 프로선수용 배트 최저가 수준인 20만 원을 지급하는데,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은 10만 원만 받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 표준 계약서에 경기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구단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만큼 계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에 대한 대우가 업계 최악인 반면, 구단 고위층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어제(29일) 갑작스레 사임한 히어로즈의 박준상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어 자신의 2019년 연봉을 지난해의 1억 8천만 원에서 두 배 이상 올려 업계 최고 수준인 5억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자신의 판공비도 프로야구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거액인 월 2천만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또 오랫동안 구단 자문변호사로 일해온 임 모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은 올해 3월부터 히어로즈로부터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월평균 5천만 원 이상의 법률 자문료를 받아갔습니다.

[모 구단 관계자 :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의 큰 금액이라 생각합니다. 야구단 일이라는 게 법률 자문을 그런 정도로… 상식 밖의 수준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는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의 최측근들로 KBO가 금지한 이 전 대표의 구단 경영 개입, 이른바 '옥중 경영'을 실현시키는 연락책이라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팬들의 사랑이 땀 흘리는 선수들 대신 구단 고위층의 사익을 위해 이용되는 행태는 이장석 씨가 교도소로 사라진 뒤에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