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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달러 개인 예금 최고치…'환테크' 괜찮을까?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당장 해외여행을 갈 계획이 있거나 유학 보낸 자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달러를 가지고 계시려는 분들 많이 늘어났다고요?

<기자>

네, 그 정도 수요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한국은행이 매달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 돈으로 하고 있는 예금이 얼마나 있는지 그 흐름을 확인해서 발표합니다.

외국인과 외국 기업이 가진 돈도 포함이 되긴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6개월 이상 살거나, 국내에서 사업자 등록하고 영업하는 기업들만 포함되기 때문에요, 어쨌든 우리나라 안에서 우리 돈이 아니라 다른 통화, 다른 나라 돈으로 쌓이고 있는 예금의 흐름은 매달 이 통계를 보면 됩니다.

그런데 지난달까지 최신 동향을 봤더니 외국 돈 중에서도 특히 달러, 미국 돈에 있어서 개인의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예금된 미국 달러의 22%를 이제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갖고 있습니다. 8월에 이어서 두 달째 세운 역대 최고치 기록입니다.

전에는 수출, 수입을 하는 기업이나 달러를 다루는 거지 보통 사람들이 달러로 예금을 한다, 이런 개념은 별로 없었죠.

그러다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오긴 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이 통계를 처음 내기 시작했던 7년 전과 비교하면 국내 달러 예금에서 개인의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난 상태입니다.

최근 3년 정도 상황으로 좀 더 좁혀서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면 개인의 비중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다가 올 들어서 보시는 것처럼 계속 늘고 있습니다.

<앵커>

돈 있는 사람들이 달러에 투자를 하는 건가요? 이게 왜 갑지가 개인 비중이 이렇게 늘어나는 거죠?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요, 오늘(22일)은 개인들의 수요에 초점을 맞춰서 말씀드리면 그런 면이 상당히 큰 면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특히 최근인 지난달의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데 따른 개인의 달러 매수 영향이 컸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좀 풀어서 말씀드리면요, 8월에 우리 돈에 비해서 미국 달러가 갑자기 많이 비싸졌습니다.

1천200원 넘게 줘야 1달러를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랬다가 9월 들어서 조금 안정돼서 1천190원대 후반이면 1달러를 살 수 있을 만큼 원이 다시 힘을 좀 냈죠.

그런데 8월에 달러가 급격히 비싸질 때는 앞으로 더 비싸질까봐, 9월에 달러가 조금 싸질 때는 앞으로 다시 비싸질 걸 염두에 두고 달러를 사들이는 개인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특히 9월에 늘어난 달러 예금은 3분의 1 정도가 개인의 돈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앞으로 달러가 더 오른다, 달러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거죠.

8월 이전에도 올 들어서 달러가 작년에 비해서 야금야금 비싸지니까 봄쯤부터 달러를 사모으는 개인들이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 보이던 중이었습니다.

물론 일단 부자들이 이렇게 많이 하지만요, 요즘은 은행마다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외화예금, 달러 예금 통장이 워낙 많기도 합니다.

전보다는 보통 사람들도 외화 저축에 좀 더 친숙해진 데다가, 외화예금 통장들이 평범한 정기예금보다는 금리가 살짝 더 높은 편인 것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환율 재테크, 이른바 환테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은행 적금을 기준으로 봤을 때 과연 괜찮은 걸까요?

<기자>

제가 딱 그렇게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달러는요, 앞서 앵커도 얘기했던 여행 계획이나, 가족 중에 공부를 하러 갈 사람이 있다거나, 쓸 곳이 예상된다면 쓸 만큼만 미리 조금씩 나눠서 사들이는 정도가 바람직합니다.

시중 은행에 외화예금 통장들 있는데, 조금씩만 넣어볼까 그 정도로만요. 재테크로는 좀 신중하게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환율은요, 전문가들도 제대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단기 차익을 내기도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그렇습니다.

금융위기 같은 상황이 아니면 우리 돈과 달러의 상대적인 가치는 대체로 박스권이라고 하는 일종의 구간 안에서 움직이는 게 쉽게 말하면 보통입니다.

요동을 좀 칠 때가 있더라도 곧 다시 그 박스를 만들 겁니다. 게다가 지금은 달러가 이미 꽤 많이 올라 있는 상태로 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해서든지 달러의 힘을 떨어뜨리고 싶어 하는 중이거든요.

물론 만약에 이달 말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거나, 내리더라도 그걸로 올해 인하를 끝내면 달러가 당분간 좀 더 오르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긴 합니다.

또 경기에 따라서 달러의 힘이 조만간 좀 더 강해질 때도 있겠지만, 그만큼 장기적으로는 달러를 끌어내리려는 압력도 클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환전할 때마다 치르는 수수료 그것도 무시 못할 비용이거든요.

갑자기 달러가 필요할 때 마침 환율이 높다면 그건 좀 속상하니까 나름의 가격 기준을 정해서 평소에 조금씩 가져두는 정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율로 돈을 벌겠다. 이건 개인의 재테크에는 좀 권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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