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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력왕' 임성재 "대회 많이 나가는 게 즐거워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 PGA 투어 신인왕에 뽑힌 임성재 선수가 오늘(16일) 고향 제주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받았습니다. PGA 투어는 이미 한 달 전 임성재의 신인왕 선정을 발표했지만 한국 유일의 PGA 투어 정규대회인 '더 CJ컵' 개막에 맞춰, 그리고 임성재의 고향이기도 한 제주에서 시상식을 열었습니다.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2부 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수상했던 임성재는 2년 연속 고향에서 큰 상을 받았는데, 부모님과 수상의 기쁨을 함께 해 더욱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서대원 취재파일_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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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을 받게 돼 너무너무 기쁘고 아시아 선수 최초, 한국 선수 최초로 받게 돼서 영광이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PGA 투어에서 더 좋은 모습 많이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017년 '초대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도 임성재의 신인왕 수상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같은 조에서 플레이할때,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어리고 신인 선수라 사실 아는 것이 많이 없었지만 아주 예의 바르고 친절했다. 특히, 드라이버 샷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탄도와 궤도에 대한 조절이 뛰어났다. 이 코스의 경우 교차 바람이 조금 부는데, 임성재 선수는 공 잘 띄우고, 또 띄워진 공이 궤도를 잘 이탈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이 부분은 내가 고전하는 부분이기에 약간의 질투도 났다. 이번에 신인상 수상 자격 있고 축하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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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지난 시즌 신인왕 후보 5명(임성재, 매슈 울프, 콜린 모리카와, 캐머런 챔프, 애덤 롱)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이 없었지만 '꾸준함'과 '마무리'가 돋보였습니다. 투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35개 대회에 출전해 7번이나 '톱 10'에 들었고, 285만 달러(약 34억 원)의 상금을 쌓아 시즌 상금랭킹 30위에 올랐습니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상금(공동 19위, 6억 2천만 원)까지 포함하면 데뷔 시즌에 상금만 40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신인 선수 중에서는 상금 순위 1위였습니다. 또, 신인 가운데는 유일하게 상위 30명만 겨루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해 공동 19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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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대회 출전'은 정말 놀라운 숫자입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대회가 총 46개였는데, 임성재는 이 가운데 76%에 달하는 35개 대회에 출전한 겁니다. PGA 투어 정상급 스타들의 경우 보통 한 시즌에 20개 안팎의 대회에 출전하고, 많아도 25개를 넘지 않습니다. (물론 PGA 투어 대회만 따진 숫자고, 다른 투어나 이벤트 대회에 간간이 출전하기도 하죠.) 지난 시즌 상금 랭킹 상위 10명의 대회 출전 횟수를 보면 임성재가 데뷔 첫 시즌에 얼마나 많은 대회를 소화했는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상금 랭킹 50위 이내 선수 가운데 30개 대회 이상 출전한 선수는 임성재뿐입니다.

<2018-2019 PGA 투어 상금 랭킹 & 출전 대회 수>
1. 브룩스 켑카 (21)
2. 로리 매킬로이 (19)
3. 맷 쿠처 (22)
4. 패트릭 캔틀레이 (21)
5. 게리 우들랜드 (24)
6. 잰더 쇼플리 (21)
7. 더스틴 존슨 (19)
8. 더스틴 토머스 (20)
9. 존 람 (20)
10. 웹 심슨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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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임성재(35)

지난 시즌 신인으로 PGA 투어에 첫발을 들였던 임성재는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하면서 낯선 코스, 대회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 힘썼습니다. 그러면서 꾸준하게 성적까지 냈으니 금상첨화죠. 그만큼 본인의 열의가 대단했고, 체력적인 부분이 받쳐 줬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다행히 별다른 부상도 없었습니다. 한 시즌을 경험하고 난 뒤 맞은 두 번째 시즌에도 임성재는 부지런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벌써 3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82만 8천달러 (9억 8천만 원)을 쌓았고, 이번 '더 CJ컵'이 올 시즌 자신의 4번째 대회입니다. 신인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임성재는 "올 시즌에도 지난 시즌처럼 많은 대회에 출전할 것인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게 PGA 투어는 어렸을 때부터 꿈의 무대였고,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무대잖아요. 그러다 보니 시합을 안 나가면 뭔가 되게 아까워요. 제 기분이. 그래서 대회에 나가서 많이 치고 싶고, 대회를 많이 나가는 게 그냥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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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이번 '더 CJ컵' 1, 2라운드에서 '메이저 챔피언'들과 같은 조 맞대결을 펼칩니다. 올해 US오픈을 제패한 게리 우들랜드(미국)와 2015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한 조에 편성됐습니다. 그만큼 신인왕 임성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겠죠. 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78명 중 유력한 우승 후보를 예상하는 '파워랭킹'에서 임성재를 2017년 대회 '초대 챔피언'인 저스틴 토머스(1위),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인 브룩스 켑카(2위)에 이어 3위에 올려 놨을 정도입니다.

총상금 975만 달러(약 115억 원)가 걸린 '더 CJ컵'은 78명이 컷 없이 4라운드를 치러 우승 상금 175만 5천 달러(약 20억 원)의 주인공을 가립니다. 임성재를 비롯한 우리 선수 16명이 출전해 대회 첫 한국 선수 우승에 도전합니다.
임성재 선수
김시우 선수
최경주 선수
"이번 대회에 세계 랭킹 1위 선수도 출전하고, '톱 10' 안에 드는 선수들이 여럿 있잖아요. 그런 선수들과 같이 경쟁해서 한 번 이겨 보는 게 제 목표입니다." 다부진 출사표처럼 고향 제주에서 임성재 선수의 멋진 경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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