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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둑 사이로 하천 범람…태풍 피해, 예견된 '인재?'

<앵커>

태풍 '미탁'으로 강원 영동 상습 침수구역은 물론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마을들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 탓도 있지만 인재가 더해져 피해를 키웠다는 주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주택 20여 채가 침수피해를 입은 강원도 삼척시 오분동 마을을 G1 최경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포항에서 삼척을 연결하는 동해중부선 철도 공사가 진행 중인 삼척시 오분동 마을입니다.

하천과 맞닿아 설치된 철도 교각 밑으로 어른 키 높이 만한 둑이 양쪽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철도 공사를 담당한 시공사 측이 올해 초 교량 공사를 위해 둑 일부를 철거한 뒤 1년 가까이 방치해 놓은 겁니다.

하지만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지난 2일부터 400㎜ 가까이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무너져 있던 둑 사이로 하천 물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동해중부선 철도공사로 인해 피해가 더욱 커진 것이라며 인재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특히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무너진 둑의 보강 공사를 요청했는데 시공사 측이 번번이 거절해 온 탓에 결국 물난리로 이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이영숙/이재민 : 민원을 시와 공사하는 곳에 6번이나 넣었을 때 어느 한 곳에서라도 인정을 해주고, 서둘러 (둑 복구를) 해 줬으면 이렇게 피해가 없죠. 뻘이 허리만큼 찼다는데…]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무너진 둑을 방치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점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시공사 관계자 : 토사로 임시 제방 식으로 쌓아놓긴 했는데, 그래도 물이 좀 (마을로) 흘러들어 간 건 사실이고요. 그런데 지금 공사 중이다 보니 바로 복구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보다 명확한 현장 조사를 거쳐 주민 피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무너진 채 방치된 둑이 물난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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