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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돈 쓴 엉터리 학술대회 출장비 '달랑 17% 회수'

<앵커>

돈만 내면 누구나 받아주는 외국 가짜학회에 나랏돈이 쓰인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장관이 사과까지 하며 잘못 쓰인 출장비는 회수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본 결과 실제 회수하기로 결정된 건 17%에 불과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한소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출장 보고서입니다.

나랏돈 수백만 원을 들여 프랑스 파리로 4박 5일 학술대회를 다녀왔는데 보고서는 달랑 5장이 전부입니다.

내용도 엉망이어서 보고서에 적은 일정과 학술대회 홈페이지에 나온 일정조차 맞지 않습니다.

[가짜학회 참석 연구원 : 적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사이트에 있는 거 보고. (참석하실 때 본 연사를 적은 게 아니라.) 네. (홈페이지 보고?) 그렇죠.]

제대로 학회에 참석한 게 맞는지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출장비는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가짜 학회 논란이 불거진 뒤 장관까지 나와 사과하고 잘못 쓰인 출장비는 회수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이었습니다.

가짜 학회 출장비로 8억 8천만 원이 쓰인 것을 확인하고도 20%도 안 되는 1억 5천만 원만 회수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정부는 전문가 위원회 검토를 거쳐 부적절한 경우에 한해서만 회수를 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문 발표도 하지 않고 가짜 학회에 참석만 한 경우조차 절반 정도만 출장비를 회수해 판단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 과학기술계에서 내부의 문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라고 할 텐데요.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는 것이….]

정부의 실태 조사 이후에도 기관 4곳이 또 다른 가짜학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봐주기식 대응이 부적절한 관행의 근절을 막고 있다는 비난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박현철·하 륭,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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