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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이어 '끔찍한 사변' 거론…트럼프에 '양보' 압박

北, 'ICBM' 이어 '끔찍한 사변' 거론…트럼프에 '양보' 압박
북한이 미국과 실무협상 결렬 이후 거친 말을 쏟아내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탄핵 조사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7일 귀국길에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후속 협상과 관련,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면서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고 말했습니다.

'사변'은 '엄청난 일'이라는 의미로,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불행한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엄포성 발언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지금의 북미 간 화해 분위기에 마침표를 찍을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김 대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에도 'ICBM·핵실험 중지를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명길 대사가 '끔찍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는 점에서 ICBM 시험발사를 넘어 '무력 충돌'까지 불사할 정도로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러나 김명길 대사의 발언은 현재로선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이라는데 무게가 실립니다.

북한은 이번 실무협상에 대해 "역스럽다(역겹다)"고 규정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의 창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가 문제해결의 방도를 미국 측에 명백히 제시한 것만큼 앞으로 조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 말까지"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명길 대사도 성명에서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이 '올해 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것은 미국의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집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및 ICBM발사 중단을 최대 외교업적의 하나로 과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내년 11월 대선까지는 이런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탄핵 조사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흡하더라도 북한과 합의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다만 미국도 이런 북한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 데다 '나쁜 딜(합의)'을 했다가는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생각처럼 미국이 쉽게 양보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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