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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악몽' 잊었나…구멍 뚫린 경복궁 방재체계

<앵커>

11년 전에 국보 1호 숭례문이 완전히 타버린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죠. 그 뒤 문화재청은 우리 문화재 전반에 대한 소방 방재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경복궁, CCTV만 60개가 넘고 24시간 감시 중이라는데 저희가 확인해보니까 허술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거침없이 간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8년, 60대 노인이 홧김에 저지른 방화에 국보 1호 숭례문은 속수무책 불타 무너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청은 경복궁에도 62억 원 넘는 예산을 들여 화재진압과 감시를 위한 방재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경복궁 안에 68개의 CCTV를 설치하고 자체 방재 인력이 24시간 감시하도록 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침입 감지 시스템으로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상황실에서 요원들이 24시간 모니터링 중입니다.]

확인해봤습니다.

경복궁 경내 한쪽에 있는 시설, 펜스를 따라 쭉 걸어가자 가건물 담장에 있는 한 쪽문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바로 앞에 있는 건데 보시면, 녹이 슨 자물쇠가 그대로 열린 채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손쉽게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광화문 새 현판 도료 시험장도 있고 각종 기와 등 보수용 자재가 널려 있습니다.

바로 옆 건물에는 내년에 걸릴 광화문 새 현판 원본과 보물 제1460호, 흥천사명 동종도 보관돼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유물 등이 보관된 곳이지만 한 시간 넘도록 내부에 들어와 있는 취재진을 제지하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보안이 뚫린 사실도 모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안에 현판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들어갈 수 있던데요? 문 다 열려 있던데…) 들어가셨어요? 누가 열어놨어요?]

소방 시설도 문제였습니다.

사용 연한 10년을 넘긴 소화기가 있나 하면

[(소화기) 제조 연월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이 심합니다.]

언제 제작된 건지 알 수 없는 소화기까지 비치된 소화기 9개 중 정상제품으로 확인된 건 4개뿐이었습니다.

[조훈현/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문체위) : 경복궁을 소홀하게 관리해 온 문화재청 문제가 심각합니다. 다른 문화재 관리에도 문제가 없는지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숭례문 화재 이후 11년, 허술한 문화재 관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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