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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기후 변화에 맞선 16세 스웨덴 소녀에 전 세계가 주목

[취재파일] 기후 변화에 맞선 16세 스웨덴 소녀에 전 세계가 주목
전 세계 인구의 90%가 사는 북반구의 올해 여름은 1880년 관측이 시작된 후 139년 만에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이 발간한 월간 '세계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8월 북반구와 남반구를 합친 세계 기온은 20세기 평균기온보다 0.93도 높았던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올해 기온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가 지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위기를 반영하듯 2003년생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프라이데이즈 포 퓨처'(Fridays for Future,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이 기후 변화의 시급성을 알린 공로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최고 영예인 '양심대사상'을 받았습니다.

2002년 시작된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은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불의에 맞서며 자신의 재능으로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등 인권 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주는 상입니다. 지금까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말라라 유사프자이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 운동가, 노벨상 수상자), 해리 벨러폰테(미국 가수), 아이 웨이웨이(중국 예술가), 서부 및 중앙아프리카 청년그룹, 앙젤리크 키조(베냉의 싱어송라이터), 캐나다 선주민 활동가, 앨리샤 키스(미국의 R&B 여성 가수, 콜린 캐퍼닉(미식 축구선수, 흑인인권운동가) 등이 양심대사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6일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한 툰베리는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이 상은 제가 아니라 지난해부터 '주간 학교 파업'에 참가한 수백만 명의 젊은 친구들에게 준 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툰베리는 지구 온난화를 정치인들이 방치한다며, 스웨덴 의회가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나설 때까지 매주 금요일 학교를 결석하기로 하고 의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툰베리의 1인 시위는 곧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은 석 달 만에 스웨덴 100여개 도시로 확산했고 이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올 3월 15일에는 전 세계 105개국 1,650여 도시에서 수십만 명의 청소년들이 이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툰베리는 오는 20일 뉴욕에서도 시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레타 툰베리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에 있던 툰베리는 앰네스티의 수상식과 오는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을 위해서 탄소 배출 없는 태양광 요트를 탔습니다. 항공기를 타지 않고 요트를 이용한 것은 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툰베리가 타고 온 경주용 보트 말리지아 2호는 태양광 패널과 수중 터빈을 이용해 탄소 배출 없이 운항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달 14일 영국의 항구도시 플리머스에서 출발해 4천800㎞에 달하는 항해 끝에 15일 만인 지난 28일 미국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툰베리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연설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라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8살 때부터 인류가 기후변화 앞에서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툰베리는 11살 때 우울증을 겪으며 말하기를 중단했고, 아스퍼거증후군, 과잉충동장애 및 선택적 함묵증이라는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툰베리는 그 덕분에 "관행을 벗어나 사물을 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합니다.

툰베리는 유엔 회의 참석 후 저탄소 교통수단을 타고 남미 칠레로 이동해 12월에 열리는 기후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툰베리는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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