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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도 못 와"…강원 산불 이재민들 '컨테이너 추석 나기'

<앵커>

이번에는 지난 봄 강원도 산불로 집을 잃었던 이재민들 소식입니다. 새 집 짓는 것은 더디기만 하고 지금도 컨테이너 박스에서 지내는 주민들이 많아 추석 준비는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합니다.

조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대형 산불이 휩쓸었던 강원도 고성군 성천리. 임시주택인 컨테이너 박스 20여 동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이틀 뒤면 추석인데 오가는 사람도 없고 비까지 내려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24제곱미터 좁은 공간에서 각지에서 보내준 세간과 옷가지로 그럭저럭 지내고 있지만, 추석 명절은 도무지 지낼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김연옥/산불 이재민 : 추석에 애들이 못 오니까 두 영감 할멈이 밥이나 한 술 해 먹고 그냥 이 집에서 지내야죠.]

제기도 없는데다 음식 준비도 쉽지 않아서 추석날 아침 차례는 지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둘이 지내기에도 비좁은 곳이라 자식들에게도 오지 말라고 전했습니다.

[변옥녀/산불 이재민 : (차례를) 내년에나 지내려고 올해는 그냥 산소에 가서 지낼 테니까 너희들은 오지 말아라 그랬어요.]

지난 4월 동해안 대형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 1천500여 명 가운데 아직도 660여 명이 컨테이너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임대주택이나 친척집에서 지내는 이재민도 850명이 넘습니다.

집을 새로 짓는 것은 더디기만 합니다.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등 4개 시군에서 복구 대상은 416동인데 지금까지 고작 10동 정도만 완공했습니다. 나머지 가운데 330여 동은 착공도 하지 못했습니다.

[고재영/산불 이재민 :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겨울이 돌아오고 날이 궂으면 (건축을) 하겠어요? 내년에도 집에 들어가서 추석을 쇨는지….]

갑작스러운 화마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지 5달 남짓, 산불 이재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추석 연휴를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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