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에볼라 바이러스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가"

지난 1년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로 2천여 명 사망

김정기 기자 kimmy123@sbs.co.kr

작성 2019.09.09 09:18 수정 2019.09.09 09: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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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2016년 사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가 2만 8천여 명. 이 가운데 1만 1천3백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 올해 에볼라 바이러스 악몽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외신을 통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뉴스이기는 하지만, 그 심각성을 알아보았습니다.

"에볼라에 감염되면 희망이 없다"라는 공포까지 불러온 이 무서운 바이러스로 아프리카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지난 1년간 2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도 아니고 바이러스 하나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숨진 것입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 중부 콩고 강 유역에 있는 공화국으로, 바로 이웃한 콩고공화국과 구별하기 위하여 수도 이름을 붙여 킨샤사 콩고, 또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뜻의 영어 약칭인 DR를 붙여 DR콩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지도 (사진=구글 캡처)지난해 8월, 우간다, 르완다와 접한 국경 지역인 DR콩고 북동부에서 에볼라가 발병한 뒤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발병 6개월 만인 올해 2월 사망자가 5백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벌써 2천 명을 넘어 지금까지 2천3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평균 15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에볼라에 감염됐다 해도 뚜렷한 증상을 보이기까지 3주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이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본인이 에볼라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에볼라가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에볼라에 감염된 9살 DR콩고 소녀가 이웃나라 우간다에서 숨지면서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고열로 단순 감기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심한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고, 환자는 걷는 것조차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심한 내출혈을 동반합니다. 치사율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50%에서 최대 90%나 됩니다.

● 에볼라 치료제는 있다.

불치병으로 알려진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치료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는 치료제 4종을 콩고 환자들에게 투약해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치료제 4종은 지맵(ZMapp)과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 'REGN-EB3', 'mAb114'였습니다. 이 가운데 지맵과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의 사망률은 각각 49%, 53%.
'REGN-EB3'(29%)와 'mAb114'(34%)를 투여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각각 29%와 34%로 낮아졌습니다. 특히, 감염 초기에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낮은 상태에서 'REGN-EB3'와 'mAb114'를 맞은 환자들의 생존율은 각각 94%, 89%에 달했다고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가 밝혔습니다.
에볼라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콩고그러나 문제는 주민들이 이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복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DR콩고는 무장반군의 활동으로 치안이 매우 불안합니다. 그래서 치료제가 신속하게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또 일부 현지인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저주라고 여겨 현대적 치료를 거부하고 종교인을 찾기도 합니다. 결국 치료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마는 경우가 있습니다.

콩고는 국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건강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에볼라 감염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예방법을 알리는 것입니다.
- 에볼라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 등과 접촉 금지
- 에볼라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 등으로 오염된 물건과 접촉 금지
- 감염 동물 사체 또는 고기 접촉 금지 등입니다.

중요한 것은 약을 먹고 치료됐다고 해도 6개월간은 몸의 변화를 관찰해야 합니다. 몸속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또 다른 사람에 옮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 문제에서는 '42'라는 숫자가 매우 중요합니다. 42일간 새로운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에볼라가 퇴치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보도 내용을 보면, 42일이 지나 에볼라가 퇴치됐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의료진이 에볼라를 극복한 환자 1천1백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일반 주민들보다 사망률이 5배 이상 높았습니다. 장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신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