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한·일 배치 검토'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이는 심각한 우려를 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에서 "일본과 한국 등에 그러한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는 미 국방부의 발표는 러시아에 유쾌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만일 그 미사일들이 일본과 한국에 배치된다면, 우리는 그것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구실 아래 행해질 거라 이해한다"면서도 "러시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심각한 문제를 조성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극동 지역의 군사기지 2곳을 거론하며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될 수 있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들이 해당 기지들을 겨냥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거듭 우려를 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국 미사일 시스템을 일본에 배치하는 것과 관련한 제안을 미국으로부터 받은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폴란드와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방어, MD 시스템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폴란드와 한국에 배치된 MD 시스템은 미국이 통제하고 있지만, 일본에는 자체 MD 시스템이 있다. 이는 미국이 통제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일본 정부가 도입할 계획인 '이지스 어쇼어'에 대해선 "우리는 아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시스템 또한 일본에 속할 것이며 일본이 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의향을 드러내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한국과 일본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적은 없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 탈퇴 하루 만인 지난달 3일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배치 예상 지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 언론에서는 일본이나 한국, 호주가 미사일 배치 후보지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후 안드레아 톰슨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아시아 지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는 해당 국가의 주권적 결정사항으로 동맹국과 협의를 거쳐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