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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침략 증거' 방공호, 인천 곳곳 발견…"흔적 남겨야"

<앵커>

일제 강점기의 방공호가 인천에만 10여 곳이 있는 곳으로 조사됐습니다. 강제노역의 증거물이어서 문화재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천지국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은 과거 일제 침략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죠.

특히 강점기 때 조선인들을 동원해 파놓은 방공호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 구체적인 조사와 보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됩니다.

원도심에 있는 '긴 담 모퉁이 길' 돌축대 아래에 있는 방공호입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자 선선하게 느껴지는 내부는 높이와 폭이 각각 2미터 정도입니다.

약 80미터 길이로 파악되는 내부에는 과거 강제노역에 동원된 조선인들의 곡괭이질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1937년 방공법 제정 이후 공습으로부터 일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입니다.

부근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인근에도 방공호가 있습니다. 입구가 시멘트 벽에 막혀있어 아예 들어가 볼 수도 없습니다.

근처의 인천역사자료관에도 방공호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천시는 최근 기초조사를 통해 방공호 13곳을 확인했지만 그 실체와 위치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습니다.

도시 재개발사업으로 방공호가 매몰돼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동현/인천시립박물관장 : 흔적들을 지워버리면 증거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억하고 후세에 교훈적 가치를 전 해야 하는 기억 유산으로 방공호를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땅속의 어두운 방공호는 일제 침략의 어두운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네거티브 문화재입니다.

원도심 개발로 사라져 가는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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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 공간이 훼손된다는 우려로 8년째 착공이 미뤄졌죠.

인천시 중구와 동구의 연결도로의 일부 구간이 공사를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민관협의를 통해 착공이 미뤄졌던 신흥동과 송현동 연결도로를 지하차도로 만드는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구간은 배다리 헌책방 거리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간이 사라지고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8년째 착공이 연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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