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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군에서도 12년 사용…피해 조사는 '외면'

<앵커>

1천4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와중에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사용처가 새로 드러났습니다. 군부대인데, 군에서도 12년간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피해 실태 조사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민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군 근무 중에 피부 염증으로 국군병원에 입원했던 이 모 씨는 엉뚱하게 폐 손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병원에서 들이마신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었습니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조사 결과 이렇게 군 내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쓴 것으로 확인된 곳은 모두 12개 부대, 육·해·공군 부대는 물론 군 병원과 국방부 산하 연구소까지 포함됐습니다.

실무부대에서 개별적으로 구매한 것은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최예용/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소위원장 : 한 달 반 전부터 군대에서도 그런 거(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고 하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거의 두 달 동안 이 문제를 조사했고, 오늘 우리가 발표하는 내용은 그중 일부입니다.]

국방부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문제가 불거진 2011년부터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해 최소 8년 전에 군 내에서 유해 가습기 살균제가 쓰인 것을 파악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은 특조위 자료가 발표된 최근입니다.

군의 안일한 대처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습기 살균제에 폐를 다쳐 달리기 등 격렬한 활동이 어려운 A군은 지난 7월, 육군에 입대해야 했습니다.

살균제 피해로 인한 장애를 소대장에게 여러 차례 말했지만 무시됐습니다. 

[A 군/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그냥 여기 있으면 진짜 죽을 것 같다. 뛰다가 그냥 죽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A군은 결국 퇴소조치 됐는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명확한 병역 기준이 없어 곧 다시 입대해야 합니다.

살균제 피해에 대한 군의 몰이해 탓에 과거는 물론 미래의 피해자를 낳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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