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시신 사건' 장기화할 뻔…경찰 "종로서에 자수하라" 내보내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08.19 16:29 수정 2019.08.19 17: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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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투숙객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가 경찰에 자수할 당시 서울 종로경찰서가 아닌 서울지방경찰청에 먼저 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경찰청 민원실 직원은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채 인근 경찰서에 자수하라고 안내해 자칫 범인을 놓칠 뻔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모텔 종업원 A(39)씨가 지난 17일 처음 자수를 결심하고 찾아간 곳은 종로서가 아닌 서울경찰청이었습니다.

A씨는 당일 오전 1시 1분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민원실을 찾아가 자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민원실 직원이 뭣 때문에 자수하러 왔는지 묻자 A씨는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하겠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듭된 질문에도 A씨가 답하지 않자 민원실 직원은 A씨에게 인접한 종로서로 가라고 안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약 1분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머물던 A씨는 민원실을 나와 종로구 경운동의 종로서로 이동했습니다.

A씨가 종로서 정문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시 3분 44∼50초 사이라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종로서는 오전 2시 30분쯤 A씨를 관할경찰서인 고양경찰서로 이송했습니다.

다행히 민원실을 나온 A씨가 곧장 종로서로 가 자수하긴 했지만, 만약 A씨가 마음을 바꿔 그대로 달아났다면 사건이 장기화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당시 민원실에는 의경 2명과 일반 당직근무자 1명이 근무 중이었습니다.

일반 당직 근무자는 경사급으로 수사 부서 소속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자수하러 온 민원인을 원스톱으로 처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 감찰 조사를 해서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속된 A씨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B(32)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방에 방치하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9시 15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피해자의 몸통 시신이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6일 오전 10시 48분에는 시신의 오른팔 부위가 한강 행주대교 남단 500m 지점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채로 발견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