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컬링 대부' 김경두 씨 사위, 공식 행사 참석…현장 복귀 시도하나?

이정찬 기자 jaycee@sbs.co.kr

작성 2019.08.14 09:03 수정 2019.08.14 09: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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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팀 '팀킴'에 대한 갑질 파문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던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의 가족과 측근들이 공식 행사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을 재개하려는 정황이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피해자인 선수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반석 전 감독과 김경석 전 사무국장이 취임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있다.어제(13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김재홍 컬링연맹 회장 취임식. 김경두 전 부회장의 사위인 장반석 전 평창올림픽 혼성팀 감독과 김 씨의 동생인 김경석 전 중고연맹 사무국장이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장 전 감독이 컬링연맹이 주최하는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1월 팀킴이 지도자 가족의 전횡을 폭로한 뒤 처음입니다. 현재 장 전 감독은 장인인 김경두 씨와 함께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입건된 상황입니다. 또, 파문이 일어난 뒤 중고연맹 사무국장에서 물러났던 김경석 씨는 신임 심판위원 선임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전 국장의 경우 정부 감사에서 드러난 비위는 없지만 컬링계 일각에선 '김 씨를 시작으로 그 일가가 현장에 복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 말뿐인 사퇴…김민정 전 팀킴 감독은 소송 중

김경두 씨가 사과문을 발표한 건 김씨 일가에 대한 정부 감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12월이었습니다. 김 씨는 '상처를 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면서 "저와 저의 가족은 이 시점부터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말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후로도 김 씨의 딸인 김민정 전 평창올림픽 여자팀(팀킴) 감독과 그의 남편, 장 전 감독은 사퇴하지 않았고, 경북체육회로부터 월급을 받아 간 사실이 SBS 취재 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단독] "컬링계 떠나겠다"던 김경두 가족, 월급 계속 받았다

김민정 감독은 지난해 1월 불성실한 근무 등을 이유로 경북체육회로부터 면직 처리됐지만, 이에 대해 불복하고 '직권면직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김경두 씨의 사과문장 전 감독은 이날 기자와 만나 "여전히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공식 초대를 받고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냐"고 묻자 "새 회장님 취임식이 있다고 해서 왔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장 씨와 김 씨는 취임식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재홍 신임 회장이 "연맹 간부가 아닌 사람은 나가 달라"는 말에도 현장에 남아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 "김 씨 일가의 현장 복귀 수순 아니냐" 의혹 제기

김경석 씨는 신임 심판위원 내정자로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의 컬링 관계자는 "심판위원장이든 심판위원이든 선임하겠다는 게 현 집행부 의지"라며 "김경석 씨는 국제심판으로서 자격과 능력이 충분한 사람이지만, 아직 김경두 씨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성급하다. 또 장반석 씨와 동석한 건 오해를 살만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습니다. 취임식에 참석한 복수의 컬링인들은 김 씨가 장 씨와 함께 취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김 씨 일가의 현장 복귀 수순'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 참석자는 "강상원 신임 부회장에게 전화와 카톡으로 초대받았다"며 "참석자 대부분 연락받고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장 전 감독이 초대도 없이 대구에서 왔겠냐"고 추측했습니다. 취임식에 앞서 오찬 모임이 예정돼 있어 참석 여부를 강 부회장이 확인했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강상원 전북컬링연맹 부회장은 이번 컬링 회장 선거에서 김재홍 신임 회장 측 참모를 맡았고, 현재 신임 연맹 부회장에 내정돼 대한체육회 인준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자 간담회 중에도 자리를 지킨 장 전 감독과 김 전 국장강 부회장 내정자는 먼저 "김경석 씨를 심판위원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큰 문제가 없으면 진행하려 하지만 선임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김 씨가 장 전 감독과 함께 취임식에 참석한 데 대해서는 "사무처에서 시도연맹에 공문을 보냈다. 신임 회장님의 탕평과 화합 기조에 맞춰 어느 누구의 참석도 막지 않았을 뿐, 특별히 초대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재홍 회장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컬링인들의 이름과 얼굴을 식별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면서 "비행을 저질러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인사를 연맹 간부로 기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팀킴 "수사 결과는 언제 발표되는지…늘 불안하다"

전임 지도자 일가의 취임식 참석 사실을 전해 들은 팀킴은 "충격적이다"는 반응입니다. 선수들은 "그동안 경찰 조사를 성실히 받았다"며 "곧 수사 결과가 발표될 거란 설명을 들은 게 벌써 두 달 전이다"며 답답해했습니다. 팀킴의 한 선수는 "6월 수사가 마무리됐다며 국가대표 선발전(지난달 11일 종료)이 끝난 뒤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들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선수는 "이렇게 흐지부지되고, 문제의 지도자들이 슬그머니 현장으로 복귀하는 건 아닌지 늘 불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추가 수사할 사항이 있었다"며 "다음 주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