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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78% "폭염에도 일한다"…'휴식 권고안' 무색

옆 사람 쓰러져 나가는데 작업 계속

<앵커>

오늘(13일)도 푹푹 찌는 날이었는데요, 무더위 속에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건강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저런 보호 조치를 내놨지만, 노동자들은 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건설공사 현장입니다.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자 노동자들이 하나둘 그늘로 몰려듭니다.

찬물을 연신 들이키며 더위를 식히려 안간힘을 씁니다.

[건설노동자 : 시멘트가 열을 받게 되면, 실제 (온도계로) 재보니까 56도까지 나오더라고요. 탈진이 올 때도 있어요.]

정부는 건설노동자의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휴식 공간과 시간 부여, 그리고 식수 제공을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응답은 10명 가운데 3명이 채 안됐고, 시원한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다는 답변도 15%에 달했습니다.

특히 35도 이상 폭염 때 작업을 중지해야 하지만 권고사항이다 보니 대부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응답자의 78%가 계속 일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병철/건설노동자 : 제가 일하는 현장에서도 2명, 3명씩 쓰러져 나가고, 또 1년에 한 번씩은 목숨을 잃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아왔습니다. 더 이상 죽기 싫습니다.]

온열질환 사망으로 산재가 인정된 노동자는 지난해 5명이었는데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갈수록 늘어날 수 있습니다.

노동계는 폭염 시 작업중지 등을 법령으로 의무화해야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혜영, 화면제공 : 민주노총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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