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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술 뒤 뱃속에서 '35cm 거즈'…병원 측 "먹은 것 아니냐"

<앵커>

몇 달 전에 맹장 수술을 받은 한 남성이 제보를 보내주셨습니다. 수술 뒤에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응급실까지 갔는데, 뱃속에 커다란 수술용 거즈가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맹장 수술을 한 병원 측에서 환자가 거즈를 먹은 거 아니냐고 반응했다고 합니다.

한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수술할 때 사용하는 의료용 거즈입니다. 35cm짜리 이 거즈, 환자가 먹을 수 있을까요?

수술한 후 몸속에서 이런 거즈가 나왔다는 제보자를 만나고 왔습니다.

지난 4월 A 씨는 맹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간단히 끝날 줄 알았지만 4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수술 며칠 뒤 열이 나고 배가 아팠지만 항생제 처방 외에 다른 조치는 없었고 퇴원 뒤에도 통증은 계속됐습니다.

[A 씨/의료사고 피해자 : 배가 조금씩 아파서…. 의사 선생님은 장이 좀 유착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뭐 6개월 걸린 사람도 있다고.]

지난달 A 씨는 쓰러질 듯한 통증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려갔고 배 속 소장에서 이물질을 꺼내는 긴급수술을 받았습니다.

[A 씨/의료사고 피해자 : 수술해서 이걸 꺼내보니까 이만한 게 들어가 있으니. 거즈예요, 거즈.]

맹장 수술을 한 병원 측은 황당한 주장을 내놨습니다.

[A 씨/의료사고 피해자 : 병원장이 소장 안에서 나왔다고 이거는 넣고 꿰매지도 않았으니까 먹을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나온 거죠.]

35cm 길이의 의료용 거즈를 A 씨가 먹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가능한 얘기인지 의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A 의사 : 못 삼키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B 의사 : 그건 말이 안 되죠.]

그럼 소장에는 어떻게 들어간 것일까? 수술 중 소장이 터졌다면 봉합하는 과정에서 들어갔거나, 대장까지 떼는 특수한 경우였다면 그럴 수 있다는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의사들은 수술용 거즈는 엑스레이만 찍어봐도 바로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해당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먹었을 수 있다고 말한 건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합니다.

[○○병원 관계자 : 이게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실수가 있는 일인데….]

피해자에게는 보상 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해당 의사를 해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의료 과실 등의 혐의로 해당 의사를 경찰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소지혜,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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