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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수입마저 끊겼던 탈북 모자, 두 달 전 '아사' 추정

<앵커>

40대 탈북 여성이 6살 아들과 함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세상을 떠난 지 2달이 좀 넘은 것으로 보이는데 집에 남아 있는 먹을 것이라고는 고춧가루가 전부였습니다.

먼저 유수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입니다.

탈북자 42살 여성 한 모 씨와 6살 아들이 지난달 31일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개월째 수도가 끊긴 뒤에도 아무 반응이 없자 수도 검침원이 찾아왔고 집에서 악취가 나자 아파트 관리인을 부른 겁니다.

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듣고 찾아온 아파트 관리인은 집 안에 응답이 없자 잠겨 있는 창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숨진 모자를 발견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창문을 이렇게 여니까 열리더래요. 쳐다보니까 마네킹처럼 생긴 게 누워 있더래요. 쳐다봐도 꼼짝도 안 하고 이상하니까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거예요.]

숨진 지 2달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탈북자였던 한 씨는 평소 이웃들과도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 사람들하고 왕래가 있었고, 인사라도 하면 정들이 많아서 나눠주고 그렇게 살거든요. 너무 안 된 거예요.]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타살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 냉장고는 비어 있었고 고춧가루 외에 음식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또 집에서 발견된 통장에는 마지막 남은 3천858원까지 모두 인출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이들이 먹지 못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들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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