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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중요한 '한 컷'…日 보복 국면 속 여야 '백드롭 전쟁'

<앵커>

이렇게 정당들이 회의를 하는 장면을 보면 사람들 뒤에 커다란 걸개가 자주 바뀌는 것을 보실 수가 있죠. 연극의 배경 막 같은 존재라고 해서 '백드롭'이라고 부르는데 일본 문제 불거지고 나서 각 당들이 이 백드롭의 글자들을 가지고 소리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한 이후 처음 열린 지난 4일 고위 당정청 회의.

민주당은 결연한 표정의 참석자들 뒤로 '오늘의 대한민국은 다릅니다, 다시는 지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백드롭'을 걸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4일) :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고 건너야 할 강입니다.]

이틀 후엔 '독립' 두 글자와 안중근 의사의 왼손 도장, 유묵이 내걸렸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6일) : 쇄국이 아니라 애국의 길이며 위정척사가 아니라 기술 독립과 부품·소재·장비 산업 분야에서 자립의 길입니다.]

이처럼 민주당은 반일과 극일의 문구로 일본과 경제전쟁 동력을 확보하려 합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친일 논란이 아닌 경제와 안보의 위기로 프레임을 전환하고 정부를 비난하는 데 백드롭을 활용합니다.

한일 갈등을 내년 총선과 연관 지어 긍정적 영향이라 분석해 빈축을 샀던 민주연구원 보고서가 보도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안보도, 경제도 팔아먹은 민주당'이라는 문구로 날을 세웠고,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1일) : 친일·반일 프레임에 집착했던 이유, '총선 승리 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지난 7일에는 '안보에는 너 나 없다'는 문구를 걸면서 제막식까지 열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지난7일) :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굴종적 자세를 보면….]

백 마디 말보다 강렬한 한 컷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건데 건전한 토론보다는 보여주기식 정쟁을 상징한다는 비판이 함께 나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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