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문명화 강조하는 중국…무단횡단하면 신용점수 하락, 교통법규 시험까지

최근 중국 SNS에서 중국 난징시의 교통 정책이 화제가 됐습니다. 난징시는 이달부터 1년에 5회 이상 무단횡단이나 신호 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보행자나 오토바이, 자전거 운전자에 대해 신용 점수를 깎기로 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신용등급을 점수화하는 신용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데, 신용 점수가 낮으면 대출 등 금융 관련 업무는 물론이고 비행기나 고속열차 이용 등 일상생활에도 제한을 받게 됩니다.) SNS에선 "교통법규 위반에 벌금 부과나 구류는 이해하지만, 신용이 무슨 관련이냐", "교통 법규 위반으로 신용 점수를 깎으면 모든 사람이 신용 불량자가 될 것이다"라는 의견과 함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당연한 일이다",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습니다.
송욱 취재파일_이미지1
중국에서 운전을 하거나 택시를 타고 가다 보면 아찔한 상황을 종종 겪게 됩니다. 다른 차량들의 과속과 끼어들기, 급정거 등도 심각하지만, 경계 대상 1호는 신호나 횡단보도 상관없이 길을 건너는 보행자와 오토바이, 자전거입니다. 특히 교차로에선 신호에 따라 운전을 해도 어디서 사람이나 오토바이가 튀어나올 줄 몰라 긴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비보호 좌회전이나 우회전 차량 때문에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는 게 문제다', '과속 배달 오토바이 문제가 심각하다' 등의 지적도 있습니다만, 급격한 도시화와 교통 인프라 확대에 따라오지 못하는 시스템과 시민 의식이 근본적 원인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모든 도시의 도로 곳곳에서 "무단 횡단이나 신호 위반을 하지 말자", "교통 문명 도시를 만들자"는 구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송욱 취재파일_이미지2
교통법규 위반을 막기 위해서 앞서 난징의 사례처럼 다양한 방법들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중국 뤄양시의 교차로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교통위법교육대'라고 써진 곳에서 시민들이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있습니다. 뤄양시 경찰은 지난주부터 오토바이, 자전거 운전자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적발된 사람들에 대한 처리 방식이 독특했습니다. 현장에서 교통법규 시험을 봐서 80점을 넘으면 벌금을 내지 않고 훈방하도록 한 것입니다. 신화망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문제는 상식적인 수준이라 80점을 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뤄양시 경찰 측은 "벌금 부과보다는 스스로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중국의 발전된 IT 기술을 활용하는 도시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 취안저우시 11개 교차로에는 커다란 전광판이 생겼습니다. 빨간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나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공개하는 것입니다. 그전에 큰 소리로 교통법규를 지키라는 경고를 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으면 클로즈업된 얼굴까지 전광판에 나타나게 됩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톈진시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벌금 부과까지 나섰습니다. 24시간 작동하는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해 법규 위반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건데, 벌금을 부과받은 사람들은 사진뿐만 아니라 이름과 신분증 번호 일부분도 전광판에 노출됩니다. 위의 두 사례 모두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이 있지만, 시 당국은 법규 위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방식에는 논란이 있지만) 이런 '교통 문명화' 외에도 최근 중국 일부 지방은 공공장소에서 셔츠를 입지 않고, 웃통을 벗고 돌아다니는 이른바 '베이징 비키니' 단속에 나섰습니다. 웃통을 벗은 채 다니다 적발되면 그 사람의 직장 고용주에 통보해 전 직원이 시정 교육을 받도록 하는 곳도 있습니다. 상하이 등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큰 관심 하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문명화' 시도들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경제 발전이란 목표에 가려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는 중국은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풍족한 사회인 '샤오캉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2022년에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과 주요 2개국(G2)라는 위상에 걸맞은 사회 시스템과 시민 의식의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사진: CCTV, 뤄양왕, 취안저우왕, 톈진교통방송)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