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적자에 KBS 비상경영체제…뉴스 등 대대적 손질 예고

올해 1천억 규모의 사업손실이 예고된 KBS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KBS는 최근 'KBS 비상경영계획 2019'를 마련하고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위한 방향과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해당 부서 의견을 들어 완성할 예정입니다.

계획안은 광고수입 감소로 올 연말이면 사업손실이 1천19억 원으로 예측되고, 해마다 비슷한 규모의 손실이 이어져 5년 후면 누적 당기손실이 4천억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모든 콘텐츠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내용입니다.

편성·제작 부문에서는 프로그램 축소와 핵심 콘텐츠 집중, 인사·조직 부문에서는 인력 효율화와 조직 축소, 재무·사업 부문에서는 비용 지출의 효율화 등을 제시했습니다.

뉴스 부문에서는 'KBS24뉴스'와 '아침 뉴스타임'을 폐지하고 1TV 밤 11시대에 재방송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토요일에는 새벽 방송을 중단해 방송시간을 대폭 줄여보자는 아이디어가 포함됐습니다.

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취재센터와 수도권 지역 뉴스를 폐지하고, 특파원 인원도 20% 줄이는 등 핵심 방송 역량을 대거 축소하는 안 역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사·교양 부문에서는 간판 프로그램인 '추적 60분'과 '시사기획 창'을 하나로 통합하고, 'KBS스페셜'과 '글로벌 다큐멘터리' 역시 합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광고 비수기에 새 월화극 대신 구작을 편성하고, 편성 시간도 기존 70분에서 50분으로 대폭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단막극 전통을 이어온 '드라마 스페셜'의 존폐도 재논의 대상에 올랐습니다.

프로 스포츠 중계의 경우 수익성에 따라 방송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비상경영계획 시행 시 예상되는 비용 절감 규모는 6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됐습니다.

계획안과 별개로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을 맡아 여러 논란과 화제를 부른 KBS 1TV 시사 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의 변화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KBS공영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김제동이 가을 개편에 맞춰 '오늘밤 김제동'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KBS에 전달했다고 한다"라며 고액 출연료 등이 논란이 됐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밝혔습니다.

이에 제작진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라고 말을 아꼈으나, 비상경영체제에서 모든 프로그램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만큼 KBS의 공식 발표 전까지 다양한 설이 흘러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매일 밤 9시 정시에 방송하던 'KBS뉴스9' 시작 시각을 30분 앞당기고 방송 시간을 80분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노조에서는 비상경영계획안 내용 자체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KBS노동조합은 성명에서 "질병 원인을 잘못 진단하고 있다"라며 "경영진이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KBS공영노조 역시 "KBS의 뿌리를 뒤흔드는 계획"이라며 "수뇌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7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비상경영계획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