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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펜으로 쓴 'KOR'…수영연맹 무개념이 부른 촌극

<앵커>

'지구촌 최대의 수영 축제' 세계수영선수권이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데, 황당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입는 대표팀 유니폼에 'KOREA' 대신 은색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고요, 또 선수들 수영 모자에는 국가코드 'KOR' 을 급하게 매직 펜으로 쓴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개최국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김형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 선수들 수영모에 'KOR' 국가코드가 매직 펜으로 허술하게 쓰여 있습니다.

수영연맹의 안일한 행정과 무개념 때문에 벌어진 촌극입니다.

오픈워터 종목은 영문 국가 코드를 모자 양쪽 측면에 길이 8cm 이상의 크기로 명시해야 하는데, 대한수영연맹이 규정도 모른 채 한쪽 측면에 국가 코드 대신 스폰서 로고가 새겨진 수영모를 선수들에게 지급한 겁니다.

규정 위반으로 출전 불가 사실을 통보받은 선수단은 부랴부랴 일반 수영모를 급히 구해 경기 시작 30분 전에 매직 펜으로 국가코드를 써넣은 뒤에야 가까스로 출전할 수 있었습니다.

[조재후/오픈워터 국가대표 : 이렇게 그래도 무지(무늬 없는) 수영모자 구한 것도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못 구하면 못 뛰는 상황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 경기 중간에 수영모를 고쳐 써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백승호/오픈워터 국가대표 : 모자가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조금 조금씩 밀려서 올라가거든요. 저도 제 모자가 벗겨진 줄 몰랐어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선수단은 대회 초반 유니폼 상의 뒷면 영문 국가명 'KOREA'가 들어갈 자리에 은색 테이프를 붙이고 경기에 나섰습니다.

수영 연맹이 늑장 행정으로 용품 계약을 미루면서 'KOREA'가 새겨진 국가대표 유니폼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입니다.

선수들은 'KOREA' 대신 용품업체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지급받은 뒤 이를 테이프로 가려야 했습니다.

뒤늦게 로고 자리에 천을 덧대고 그 위에 'KOREA'를 새겼지만, 이미 개최국으로서 전 세계에 망신을 당한 뒤였습니다.

이에 대해 수영연맹은 SBS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오직 서면으로만 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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