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판사 날인 빠진 영장으로 압수했어도 증거력 인정"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9.07.15 06: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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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날인이 누락된 영장으로 압수한 증거물이라도 피고인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증거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59살 강 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에서는 판사의 날인이 누락된 영장으로 압수된 증거물이 증거능력을 갖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영장에 절차상 결함은 있지만 위와 같은 결함은 피고인의 기본적 인권보장 등 법익 침해 방지와 관련성이 적다"며 압수된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오히려 이러한 경우까지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높은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동차 변속기 검사장비 제작업체의 기술영업이사인 강 씨는 2013년 7월 회사 영업기밀을 중국 업체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강 씨는 영업기밀을 넘긴 뒤 중국 업체의 기술영업이사로 이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경찰이 2015년 3월 압수한 강 씨의 노트북 속 파일 출력물이 증거능력을 갖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당시 경찰이 강 씨에게 제시한 영장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발부된 것은 맞지만, 판사 서명날인란에 서명만 있고 날인이 없는 절차적 결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2심은 "압수수색영장이 법관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발부됐기 때문에 유효한 영장이고, 이 영장에 따라 압수한 증거물도 증거능력을 갖는다"며 강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영장이 유효라고 볼 수는 없지만,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며 하급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