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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베트남 여친 보더니 "성매매?"…폭행 부른 모욕

<앵커>

이렇게 다른 문화에 대한 우리의 왜곡된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 하나 더 전해 드리겠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한 남성이 베트남 여자 친구가 한국에 놀러 와서 함께 있었는데 그 모습을 이웃 사람이 보고는 성매매를 하는 거냐며 다짜고짜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습니다. 시비는 결국 몸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함께 그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까지 이현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시의 한 다세대주택 앞, 남성 두 명이 실랑이하는가 싶더니 주먹을 휘두르는 격한 몸싸움을 벌입니다.

남성 A 씨는 지난 2016년 11월 집 근처에서 이웃 남성과 예상치 못한 싸움에 휘말렸습니다.

이웃 남성이 한국에 놀러 온 베트남인 여자친구와 집에 들어가는 A 씨의 모습을 보더니 "성매매하는 거냐"며 시비를 건 겁니다.

양측 모두 폭행죄 등으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이웃 남성과 그의 동거녀에게는 벌금 100만 원과 70만 원을 각각 선고한 반면 A 씨는 선고유예했습니다.

베트남 여자친구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 싸움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한 겁니다.

[A 씨 : 그냥 생긴 게 다르다는 이유로 그냥 '너 성매매하는 거냐'라고 그렇게 시비를 걸었으니까 너무 황당한 거죠. 베트남 사람이 아닌 백인이었어도 이랬을까….]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200만 명을 훌쩍 넘어섰지만, 동남아 출신 여성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혐오적 표현을 접한 뒤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이주민이 전체의 56%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현욱/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 왜 유독 저개발된 나라에서 온 여성에 대해선 성매매를 할 거라 생각하는지. 차별적인 의식이 우리 머릿속에 있고 그러한 걸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게 아닌가….]

지난 5월에는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행사에서 '잡종', '튀기'와 같은 비하 발언을 했다가 공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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