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암 마을' 집마다 암…엉터리 조사가 피해 키웠다

장세만 기자 jang@sbs.co.kr

작성 2019.06.20 21:10 수정 2019.06.20 21: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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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을에 사는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고 그 가운데 14명이 숨져 '공포의 암 마을'이라고 불린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북 익산에 있는 장점마을입니다. 이유가 뭐였는지 정부가 오늘(20일)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는데 마을에서 500m 떨어진 비료 공장을 암의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공장은 담뱃잎 찌꺼기를 불법으로 가져다 비료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1군 발암물질을 마을로 쏟아냈다는 겁니다. 이미 2001년에 설립된 공장은 파산한 상태입니다.

주민들이 많이 희생됐는데 원인을 밝히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인지 장세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1년 비료공장이 들어선 직후부터 악취와 매연, 공장 폐수 등으로 장점마을에서는 민원이 계속됐습니다.

폐암과 피부암 등 집집마다 암 환자가 생겨났습니다.

[하영순/익산 장점마을 주민 : 저 공장 때문에 동네가 망해버렸어요, 아주. 그 생각만 하면 진짜 눈물이 나요.]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이 수차례 공장을 조사했지만, 문제의 발암물질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공장에서 원료로 쓴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의 유독성 문제를 지적했지만, 지자체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임형택/익산시의원 : 환경법에서 정해놓은 대기 배출 물질들의 종류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그 항목만 조사를 해서 그게 넘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 사업장이 되는 겁니다.]

상황이 바뀐 것은 2016년 주민들 노력으로 비료 공장의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입니다.

담뱃잎 찌꺼기는 열을 가하면 유독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는 퇴비 생산에만 쓰도록 돼 있는데, 380도 넘는 고열로 건조시키는 유기질 비료 생산에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이철우/국립환경과학원 과장 : 연초박을 고온에서 가열을 하면 니코틴 성분들 안에 다양한 유해 화학물질이 반응을 일으켜 1군 발암물질 성분이 배출이 됩니다.]

장점마을 암 발병률은 피부암의 경우 전국 평균보다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비료공장 근로자 30명 가운데 5명도 암에 걸렸습니다.

조사가 지체되는 동안 공장이 파산해 당시 발암물질 배출량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직접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환경부는 환경오염 피해배상법에 따라 주민에 대한 피해 구제에 나설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민 JTV,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