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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출근·3천 세대 배달…쉴 틈 없는 집배원의 하루

<앵커>

올해에만 지난달까지 집배원 7명이 과로 때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집배원들의 업무 환경이 어느 정도이길래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는 것인지 이홍갑 기자가 집배원의 고단한 하루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성의 한 우체국입니다. 6시 47분, 이른 아침인데 벌써 작업이 한창입니다.

[(몇 시에 출근하신 거예요?) 5시요. 물량이 많아서요. 어제 접수가 많아서요. 집중국에서 5시부터 배분이 와요.]

택배와 우편물을 실은 트럭이 속속 도착하자 집배원들이 카트에 실린 짐을 배달 지역별로 분류합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이 주차장에서 이렇게 하시나요?) 물건이 젖는 게 문제지만, 방법이 없죠. 2층은 너무 좁아서 거기에서 하는 것은 더 죽음이고요.]

주차장 마당은 이내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우편물이 쌓입니다.

[조심하는데 쌓이다 보면 저희 다닐 길이, 보시다시피 저희도 다닐 길이 없잖아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실이 이렇다 보니까…]

매일 아침 전쟁 치르는 듯 분류작업을 끝내면 집배원들은 바로 배달 길에 오릅니다.

이번에는 충남 아산에 있는 우체국. 이곳에서는 우편물 분류를 지하 주차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배달도 시작하기 전에 집배원들이 거친 숨을 내쉽니다.

[유봉상 집배원/아산우체국 : 헐떡헐떡하죠. 왔다 갔다 하는데 막. 그리고 여기가 또 지하잖아요. 공기도 탁하고.]

이 집배원이 맡은 구역은 아산 온천동 일대

[유봉상 집배원/아산우체국 : 배달점(배달하는 건물)수는 776개요. (세대 수는 더 많겠네요?) 네 그렇죠, 세대수는 많죠. 한 3천몇 세대.]

오토바이가 오르지 못하는 언덕 골목길은 일일이 우편물을 들고 걸어서 배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7년 조사 결과, 집배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745시간, 대한민국 노동자 평균보다 700시간 이상 많습니다. 1년이면 3달을 더 일하는 셈입니다.

우정 사업노동조합은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추가채용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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