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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배터리 결함에 관리 부실…원인은 복합적"

<앵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꺼내 쓸 수 있는 장치 ESS에서 화재가 잇따른 데 대해 정부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기술이어서 관심이 쏠렸는데 애매한 결론이 나왔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꺼내 쓰는 ESS에서 처음 불이 난 것은 지난 2017년 8월.

이후로 비슷한 화재는 23건이나 이어졌습니다.

상당수 시설이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5개월 동안 조사를 벌인 정부 조사위원회는 전기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과 설치와 운영 환경의 관리 문제 등 4가지 복합 요인 때문에 불이 났다고 결론 냈습니다.

LG화학이 생산한 일부 배터리셀에서 제조상 결함이 발견됐지만, 화재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결함이 있는 배터리로 반복 시험했지만, 불이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최윤석/ESS 화재 조사위 대변인 : (결함 부품과 비슷한 조건에서) 충전과 방전 시험을 180회 이상 수행하였으나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부품 내부의 단락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험 횟수가 충분하지 않아 의미가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ESS는 하루 한 번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만큼 180회는 6개월 동안 가동한 횟수와 같은데 불이 난 시설의 경우 모두 6개월 이상 가동하던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ESS 제조업체 관계자 : 180회 충전과 방전을 해서 불이 안 났다고 해서, 안전한 게 아니라는 거죠.]

조사위 관계자도 이런 한계를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 : 주어진 시간 여건 내에서 180회까지 시행한 거지만 충분한 숫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할 수 있죠 당연히. 그것만 갖고 우리가 화재 원인이 아니라고 결론짓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정부는 새 안전기준을 곧 확정해 관련 시설을 재가동하고 폐업 위기에 몰린 중소업체들을 지원할 방침이지만, 업계를 배려한 반쪽짜리 결론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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