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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요금 누진 구간 확대, 누진제 폐지…당신의 선택은?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6월 5일 (수)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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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오일쇼크 당시,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 시작
- 정부, 전기요금 개편 TF 꾸려 누진제 개편안 세 가지 마련
- 여름철 한해서 누진제 구간 2단계로 축소하잔 얘기도
- 가정용 누진제 완전히 폐지하잔 의견도 나와
- 누진세 도입 목적은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 누진제 개편으로 적자 누적 시…결국 세금에서 메꿔야


▷ 김성준/진행자: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를 쉽게 풀어드리는 <참좋은 경제> 시간입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여름이 슬슬 다가오면서 전기요금 걱정하는 분들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당초 기상청은 지난해보다는 올해는 덜 더울 것이라고 전망하긴 했는데요. 지난해는 사실 111년 만의 폭염이었어요. 한반도를 강타하니까 정말 한밤중에 에어컨 없이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두 가지였어요. 그냥 사용량만큼만 내는 산업용이랑 똑같이 가정용 왜 누진제 있느냐. 누진제 없애자는 것 하나. 또 하나는 우는 아이 젖 주는 것도 아니고 폭염, 한파 반복되면 계속 전기요금 깎아줄 것이냐. 원론적으로 전기요금 개편하자. 이것을 반영해서 지난해부터 정부가 전기요금 개편에 대한 태스크포스, TF팀을 꾸린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이 TF팀에서 마련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세 가지를 공개했는데. 첫 번째 안이 여름철 두 달만 계속 깎아줍시다. 현행 누진제 3단계 체제는 유지하지만 지난해처럼 누진구간을 확대해봅시다. 50~100kW 정도 플러스 시켜서. 그리고 두 번째 안이 하계만 누진 단계를 지금 3단계인데 2단계로 축소시켜 봅시다. 세 번째 안이 소비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아예 누진제 폐지하고 단일요금제로 변경 한 번 해봅시다. 이 세 가지 안이어서. 지금 한전 홈페이지에서는 의견 수렴 과정 거치고 있어요.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떤 게 좋으냐고 묻고 있고 이 달 안으로 개편안을 만들어서 빠르면 이번 여름부터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거기까지 말씀하셨고. 도대체 그 세 안이 무슨 얘기인지 제가 잘 못 알아듣겠으니 1번 안부터 설명을 차근차근 해주시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된 게 오일 쇼크 때예요. 1973년이면 아마 국장님 중학교 시절일 것 같은데...

▷ 김성준/진행자:

왜 이러세요 정말. 제가 그렇게 늙어 보이세요?(웃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웃음) 일단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 취지는 좋았어요. 1974년에 도입돼서 취지는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면서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 이런 차원이었거든요. 그런데 당시에는 에어컨이 없었거든요. 그 때는 흑백 텔레비전이 있었을 당시였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었기 때문에 전기 사용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전열기구예요. 스마트폰 충전기부터 시작해서 개인별로 네다섯 개 충전기를 써야 해요.

▷ 김성준/진행자:

이제 청소기도 로봇 청소기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2016년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가정용에만 6단계 최저, 최고 요금 차이가 11.7배 났거든요. 하도 불만이 많으니까 2016년에 개편을 했습니다. 현재 누진제는 3단계로. 그러면 이 3단계가 어떻게 되느냐. 가장 적게 쓰는 게 월사용량 200kW 미만. 이럴 경우에는 kW당 단가 93원. 그리고 200~400kW 여기는 187원의 단가를. 그리고 최고 많이 쓰는 3단계가 400kW 이상인데 이 경우는 280원의 단가를 적용하는 겁니다. 그러면 첫 번째 안이 무엇이냐. 7월, 8월은 여름철이니까 보통보다도 전기 사용이 많으니 항시 할인을 적용해보자는 안인데. 1단계 사용량이 200kW 가이드라인이라면 여기는 100kW 추가해서 300kW로.

▷ 김성준/진행자:

93원 받는 것을 300kW까지 쓸 수 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리고 2단계가 400kW인데 여기는 50kW를 더 추가해주자. 그래서 450kW까지는 187원만 받자.

▷ 김성준/진행자:

작년에도 보면 대개 너무 많이 써서 부담스럽다고 할 때가 400~450kW 왔다갔다, 그 사이인 것 같았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아요. 그래서 당시에 월 1만 원 정도 가구당 혜택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이 세 가지 안 중에서 가장 많은 가구가 혜택을 봅니다. 무려 1,630만 가구가 월 평균 1만 원 남짓 할인받게 되는데. 다만 단점이 무엇이냐. 이것은 논란의 핵심인 누진제 틀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는 단점이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두 번째 안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두 번째 안이 여름철에 한해서 현행 누진제 3단계 구간을 2단계로 축소하면 어떻겠냐는 거예요. 그래서 요금이 가장 비싼 게 400kW 이상이니까. 이 3단계, 280원 단가를 받는 3단계를 없애보자는 겁니다. 그러면 이럴 경우에 600만 가구가 월평균 1만 7천 원 남짓 할인을 받게 되는데.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200kW까지는 97원 내고. 200kW 이상은 아무리 많이 써도 187원 그대로 간다. 280원 단가 구간이 없어지는 것이로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구당 할인금액이 굉장히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 김성준/진행자:

그러네요. 펑펑 써도 되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 경우에는 뭐가 문제냐.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가 더 할인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는 것이고. 또 누진제도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라 그대로 체제가 유지된다는 단점이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자연스럽게 세 번째 개편안은 누진제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가정용만 당연히. 어차피 산업용에는 누진제가 없으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1단계의 93원은 원가 이하예요. 이 누진제를 완전히 폐지하게 되면 계절이나 사용량에 구분 없이 kW당 원가 125원을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일단 누진제 논란 해소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무엇이냐. 전기를 나는 200kW 미만 쓰는데 요금이 되려 올라버리네. 그리고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는 굉장히 많이 내린다는 거예요. 실제로 이럴 경우에 1,400만 가구가 월평균 4,300원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좀 별로인 것 같은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런데 소비자들이 원하는 거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지만 당장 돈을 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실제로 200kW 미만을 쓰는 가구의 경우에는 46%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600kW 이상 굉장히 헤비 유저죠. 이런 분들은 아마 36% 요금이 깎이다 보니까. 이것은 누진제가 갖고 있었던 역진성을 위배한다는 거예요. 누진세 도입 목적이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차원이었는데 이게 빠졌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기본적으로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을 200kW 미만에서 받아왔던 것은. 그 정도밖에 전기를 쓸 수 없는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 보호를 해줘야 한다. 고소득층에게 더 받더라도 저소득층이 그야말로 최소한의 전기를 쓰는 거잖아요. 생존을 위한. 그것을 지켜주자는 것인데. 이 경우로 되면 어쨌든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전기 사용을 위한 비용을 지켜주자는 취지가 깨지는 면이 있는 것이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 TF팀에서 하나 간과한 게 무엇이냐. 누진제 폐지를 얘기했으면 당연히 취약계층이 손해를 보니, 요금을 인상하는 케이스니. 이것에 대한 대책도 함께 내야 하는데 그것은 빠진 거예요. 그냥 누진제 폐지 소비자들이 원하니까 누진제 폐지도 3안에 넣었습니다, 투표하세요.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1,400만 가구 전기료가 오히려 오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누가 3안을 찍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전기요금이라는 게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싸서 한국전력의 적자폭은 계속 누적만 되는 것이고. 결국 한국전력은 적자가 나면 망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은 국민세금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에요? 그러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죠. 요금제를 이렇게 바꾼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1, 2, 3안 투표해야 하는데.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안은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전기사용량 보통 도시가구의 경우에는 여름철을 제외하고 월평균 350kW 정도 사용해요. 그러니까 지금 전기사용량이 350kW를 넘지 않는 가구의 경우에는 1안, 2안은 굉장히 유리합니다. 그런데 350kW를 넘는 헤비유저의 경우에는 3안이 유리해요.

▷ 김성준/진행자:

3안은 굉장히 유리해지겠는데요. 앞으로는 전기를 아낄 필요가 거의 없어지는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없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어떤 결론이 나온다 하더라도 한 쪽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데 문제는 이 세 가지 안 중에 어떤 안이 채택된다 하더라도 한국전력은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연간 2천억 원에서 3천억 원대 적자예요. 지난해 두 달만 깎아줬는데도 2,700억 원대 적자였고요. 올 1분기에 6,000억 원대 적자 발생했어요. 이 적자 누가 메꿀 것이냐. 한전은 공기업이에요. 결국 적자 누적되면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무엇이냐. 조삼모사 아니냐.

▷ 김성준/진행자:

삼성동에 한전 본사 판 땅값, 현대차에 판 값. 그것은 다 썼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것은 일회성 비용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한다 하더라도 몇 년을 버티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10조 원 받았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10조 원 받았다 하더라도 그것 계속 적자니까 적자 계속 누적될 동안 그걸 소비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전기는 좀 싸게 해주고 그건 어디서 따로 잘 운영해서 이자를 얻으면 안 되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회성으로 어느 정도 변통은 가능하겠지만 그게 정공법 해법은 아니라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물론 아니겠죠. 그러다보면 결국은 국민 세금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니까 이런 전기요금 개편도 논의가 되어야 하겠지만. 과연 재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을 빼고 그냥 보기 좋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1, 2, 3안. 전기료를 깎아주겠습니다. 어떤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뒤에 전기요금 깎아준 세금에 대해서 재원 마련 방법은 없습니다. 이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제 생각에는 전기요금을 다수가 조금 더 많이 내게 되는 안은 올 여름에는 절대 채택이 안 될 것이라고 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럴 리가 있을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것을 할 때는, 전기요금 개편을 할 때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하고 난 다음에 대안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대안은 제시해줬는데 허술하게 짜있어서. 지금 투표를 한다 하더라도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겠네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건 여름 오기 전에 빨리 해결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서둘러서 신경을 써주기를 바라겠습니다. <참좋은 경제> 여기서 정리하겠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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