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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6억 빼돌린 '국가과학자'…해명 요구에 "힘든 상황"

<앵커>

거액의 국책 연구비를 빼돌려 유용한 한 과학자가 최근 과학기술부 감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알고 보니 정부에서 '국가과학자'로 지정한, 지금까지 10명밖에 안 되는 유명 석학의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도 노벨상 한 번 타보자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연구비를 빼돌린 경우였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생명과학계의 세계적 석학 남홍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된 데 이어 2012년 국책연구기관인 IBS, 기초과학연구원의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단장이 됐습니다.

남 교수가 단장인 이 연구단은 최근 8년간 6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남홍길/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 국가과학자로 지정되고 나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앞으로 이런 걸 통해 국가에 많은 기여를 해 달라는 부탁이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원받은 연구비를 유용한 사실이 과학기술부 감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연구비 6억여 원을 20여 개 업체에 나눠 미리 결제하고 예산을 연구에 쓴 것처럼 문서를 꾸몄다는 겁니다.

허위 견적서를 청구해 타낸 나랏돈을 업체에 맡겨둔 셈입니다.

특히 남 교수는 연구비 일부를 본인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쓰거나 고가 가구를 사들이고 업체에 맡긴 돈 일부를 상품권으로 되돌려 받는, 이른바 '상품권 깡'을 한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과기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감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하고 남 교수를 중징계할 것을 소속기관에 권고할 방침입니다.

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유용한 돈의 사용처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남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는데, 남 교수는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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